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8일(현지시간) 의회 증언에 미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던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으로 내몰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에 대해서는 함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코미의 증언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6일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커넥션 의혹 수사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밝힐 ‘코미 증언’이 워싱턴 정치권의 ‘슈퍼볼’이 될 것이라며 CBS와 NBC·ABC 등 미 지상파 3사는 상원 청문회를 일제히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나 코미 전 국장의 일처리에 불만을 표시하고 FBI 수사가 중단될 수 있게 개입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해 코미의 폭탄 발언 가능성은 한층 무르익은 상태다.
다만 이날 ABC방송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이번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개입했다는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코미의 증언이 예상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조지 W부시 정부때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변호사 크리스토퍼 레이를 신임 FBI 국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레이 전 부장관을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췄다”고 소개하며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그의 자질 논란을 간접 비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