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푹(pooq)’의 기업공개(IPO)는 국내 동영상 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새로운 테마형성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푹은 상장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시장을 통한 자본 조달로 투자를 확대해 동영상 콘텐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모바일 기기 보급이 최정점에 이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비율은 지난 2015년 14%에서 지난해 27%로 높아졌고 국내 OTT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3,178억원에서 4,884억원으로 늘어났다.
푹은 지상파 3사가 대주주로 참여하며 사실상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 국내 콘텐츠 시장의 유통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푹의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KBS·SBS·MBC)는 푹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동영상 콘텐츠는 음원 콘텐츠와 달리 소수 콘텐츠 사업자의 지배력이 강한 편이다. 실제 넷플릭스의 경우 최근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 배급권을 독점하기도 했다. 이에 CGV 등 국내 대형 영화 체인사업자들이 옥자의 상영을 ‘보이콧’할 정도로 동영상 콘텐츠 협상력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쏠리고 있다.
OTT 시장의 확대로 푹의 매출과 이익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17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394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2015년 2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8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적자는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푹이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런 대규모 투자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무료 콘텐츠 사업 모델에서 유료 모델로 OTT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는 점도 푹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한다. 아직까지 동영상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유료화가 정착된 음원 서비스처럼 동영상 역시 장기적으로는 유료가입자 기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도 넷플릭스에 이어 최근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를 선보이며 동영상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 중이다. 푹의 유료가입자 수도 22만명(2013년)에서 지난해 52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푹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내부적으로 푹의 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적 목표”라며 “아직 상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