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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정윤철 감독 "진정한 '킹메이커'는 백성, 거대한 힘 보여주고 싶었죠"

“왕을 만들어내는 백성의 거대한 힘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광해군을 소재로 한 정치 사극 영화 ‘대립군’의 정윤철(46·사진) 감독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성이 진정한 왕을 만드는 ‘킹메이커’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2005년 420만 명 가량을 동원한 흥행작 ‘말아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 따듯한 감성이 돋보이는 연출로 극찬을 받은 그다.

9년 만의 컴백 작품 ‘대립군’에서 정 감독은 나약하고 어린 세자였던 광해(여진구 분)가 민초들과 전쟁을 함께 겪고 그들의 삶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면서 진정한 왕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광해는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왕권을 나눠준 아버지를 대신한 이른바 ‘대립왕’이었고, 광해를 호위하는 토우(이정재 분), 곡수(김무열 분) 등은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하는 대립군이었다. “왕이든 백성이든 자신에 대한 존재감을 잃은 이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립하면서 마침내 힐링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분조 당시 백성들과 함께 한 시간이 광해에게는 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되는 계기로, 백성들에게는 왕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봐요.”


대립군 중 곡수는 그 누구보다 ‘헬조선’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 곡수와 광해는 절절하고 뭉클한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낸다. 피난 중 잠시 쉬게 된 산속에서 곡수가 한이 서린 듯한 느릿느릿한 창을 하자 이에 맞춰 광해가 고통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춤을 추는 신이 바로 그것. “곡수가 부른 창이 육자배기였는데, 전라남도 지역에서 논매기할 때 혹은 나무꾼들이 불렀던 향토민요에요. 백성들의 삶을 알게 됐고, 그들의 고통을 인지하게 된 왕을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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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전투 장면 등에서 당시 상황을 재현한 듯 리얼리티를 살린 촬영도 ‘대립군’이 가볍고 허황된 퓨전 사극과 차별화된 지점이자 매력이다. 정 감독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올로케이션 촬영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고, 배우들도 험난한 산을 타는 장면도 물을 건너는 장면도 대역 없이 연기했다. “험난하고도 잔인한 전쟁 속 주인공들이 겪는 고생을 생생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영화의 후반부에서 보여줄 인물들의 감정에 관객들이 이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제 길 위에서, 산속에서, 들판에서 연기 그 이상으로 배우들이 느끼는 실제 고통과 고생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했죠.”

현재 우리가 광해를 우리가 다시 봐야 또 다른 이유는 중립외교 정책이다. 중립외교는 강대국 사이에서 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외교정책의 지향점인 데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따라 한중 관계에 심각한 냉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 “전쟁을 통해서 백성들이 겪는 전쟁의 참상을 알게 된 광해가 전쟁만은 안된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을 거에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에 광해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사진=이호재기자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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