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소 짓거나, 턱괸 채 눈감거나...늘어지는 재판, 풀어지는 피고들

JY·朴 주 3회 재판 강행군에

피로 누적·긴장감 떨어진 듯

지난달 25일 18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살짝 미소 짓고 있었다. 이날만이 아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재판은 하루 최고 16시간씩 강행군하고 있지만 지켜보는 방청객 사이에서는 이 부회장의 얼굴에서 여유를 찾아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판 초기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던 그가 이제는 법정에서 가벼운 미소를 띠는 일이 잦아졌다. 재판 중 때때로 방청석을 둘러보거나 곁에 앉은 변호사와 얘기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지난달 23일 1차 재판을 시작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달 들어 피고석에서 졸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5일 공판에서는 오전 재판 대부분을 고개를 숙이거나 턱을 괸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오후에는 종이에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고 지우개 가루를 닦아내는 등 다소 주의가 흐트러진 모습도 보였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재판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실실 웃는 박근혜’라는 표현을 써가며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받는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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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피고인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점차 풀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법원 안팎에서는 피로가 누적되면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재판을 매주 3회씩 진행하고 있다. 재판을 지켜보던 삼성 관계자는 “재판의 쟁점이 많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은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의 의견이 정반대여서 증인 신문 한번에도 다른 재판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주 3회 재판이 이어지는데다 66세의 고령인 만큼 재판에 집중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달 중순부터 주 4회로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입식에서 좌식으로 생활 패턴이 갑자기 바뀌어 다리와 허리 관절 등이 아픈 증세를 보인다”며 “매주 네 번씩 재판을 받으라는 것은 초인적인 인내로 고통을 감당하라는 것”이라며 재판부에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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