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정치·경제 이벤트가 몰린 ‘슈퍼 목요일’을 앞두고 외환시장에서는 관망 심리가 짙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원 오른 1,12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의 눈은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입에 집중돼 있다. 전 거래일에는 의회 청문회를 앞둔 코미 전 국장의 증언 내용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달러화가 상승 마감했다. 간밤 공개된 코미 전 국장의 모두발언은 이미 예상된 수위였다는 반응이지만, 이날(현지시간) 청문회 내용이 장중 흐름을 바꿔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유럽에서도 주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영국은 테레사 메이 총리의 입지가 걸린 조기 총선을 치른다. 시장에서는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해온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압승에 실패한다면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달러 강세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떤 경기 관측을 내놓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당장은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지만, 시장은 ECB의 긴축 신호가 언제 나올 것인지에 주목한다.
원달러 환율은 이들 이벤트가 일단락 되고 나서야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세와 위험회피 심리가 우세하다.
원엔환율은(하나은행·9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49전 내린 1,023원7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에 전 거래일 16원11전 훌쩍 뛰었던 엔화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