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피란수도 부산 야행은 동아대 부민캠퍼스 석당박물관(임시정부청사)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한국전쟁기간 중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정부청사로 사용된 곳으로 육군 제53사단 군악대 공연을 비롯해 부산시향의 금관5중주, ‘지대넓얕’의 인기 패널 채사장의 특별 인문학 강연이 이어진다.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동아대 태권도 시범단의 화끈한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시간 40계단에서는 또따또가의 ‘모던타임즈’ 공연이, 부산중앙성당에서는 파이프오르간의 깊은 울림이 퍼진다.
둘째 날 공연도 풍성하다. 임시수도 정부청사에서 ‘서병수·최태성의 피란투어 부산’이 열린다. 부산시장과 ‘큰별샘’ 최태성과 함께 문화재를 탐방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부산영락교회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다. 행사의 마지막은 영도다리다. 실향의 아픔을 품은 피란민들이 미래를 약속한 이 곳에서 잔잔한 클래식과 함께 야간도개를 바라보며 각자의 소원을 담을 수 있다.
가족을 위한 행사도 다채롭다. 시지정무형문화재 보유자 할아버지와 함께 전통신발과 전통연을 만드는 것은 물론 나만의 전투식량 만들기 등 50여개의 체험행사가 임시수도기념관, 근대역사관을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서 열린다. 또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야행기간에 임시 개관해 다양한 즐길 거리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맞은편 책방골목에서는 마술공연과 빛그림 공연을 볼 수 있다. 전문해설사의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행사장을 둘러보는 투어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특히 투어 참가자는 정식 개장 전 특별 오픈하는 송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의 신청자격을 가진다.
이색 체험공간도 꾸며진다. 임시수도 정부청사 광장에서는 헌병의 검문을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한 이 세트장이 들어선다. 이 곳에서는 육군 제53사단 장병들이 군용차량을 비롯해 기관총, 유탄발사기, MG50 등 각종 화력기기를 선보인다. 또 8동의 군부대 텐트에서는 서바이벌 사격체험, 부산지방보훈청의 찾아가는 버스 체험교실, UN평화기념관의 위트컴 장군 전시회가 열리며, 매 시간 헌병교대식도 볼 수 있다. 2020년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하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개방한다.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군복을 입은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으면 세상의 하나뿐인 군번줄을 선물로 준다. 행사기간 중 5,000보 이상 걷거나 리플릿에 기념도장을 찍어오는 것 역시 기념품을 준다. 부산 야경을 품은 천마산 에코하우스에서 무료로 1박을 할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또 전 세계 200여 개국 500만명이 활동하며 해외에서 큰 인기인 포켓몬 Go 나이언틱사의 ‘Ingress Missionday’도 열린다. 이밖에 부평깡통야시장, 비석문화마을, 보수동 책방골목 등 부산 속의 진짜 부산에서 8야(夜)가 진행된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