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인수 무산 대비하나

[파이낸셜포커스] 기로에 선 금호타이어 매각

더블스타측 '인수 무산후 재입찰' 참여 가능성에

채권단 "주식 매매계약서 준수하라" 메시지 전달

오늘 朴회장 상표권 입장 통보 시한...산은 입장 주목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가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나 재입찰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움직임을 채권단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위해 1조원의 가격을 써냈지만 재입찰을 통해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는 것이다. 산은의 무리한 금호타이어 매각과 이에 따른 논란으로 회사 가치가 이전보다 훨씬 떨어져 1조원을 들여 인수하기에는 좀 아깝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최근 더블스타 측이 이번 인수전이 무산된 후 재매각에 참여해 인수가격을 낮추는 가능성을 내부 검토 중인 정황을 파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잡음이 많이 일자 처음 입찰 당시와 달리 (진행 중인) 딜을 깨고 (재입찰을 하게 되면) 더 싼값에 인수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내부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더블스타 측에 주식매매계약서(SPA) 체결 내용을 준수하라는 메시지를 이례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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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협의회 간사인 산업은행이 금호 상표권 사용 여부의 키를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해 법정관리 가능성이나 경영권 박탈 등으로 전방위 압박을 하고 나선 것도 이번 딜이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는 인수 전제조건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타이어 매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어 산은은 어떻게 든 이번 딜을 완성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더블스타에 SPA를 준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다만 박 회장 측에서 상표권 문제 등에 협조하지 못해 무산되는 경우에는 (SPA 준수를) 강제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산은과 박 회장 측의 갈등으로 금호타이어의 가치는 급락했다. 금호타이어 주가만 놓고 봐도 지난 1월 9,000원 안팎이던 것이 최근에는 7,000원대로 내려앉아 5개월 새 20% 가까이 주저앉았다. 이 때문에 더블스타는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듯이 애초에 써낸 인수가격에 상당한 부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대부분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상황이어서 재입찰을 통해 인수금액을 낮추면 재무적인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다만 박 회장이 재입찰 과정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재도전에 나설 경우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은 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측이 체결한 SPA에는 양측이 협의 종료 기간인 5개월 내에 선결 요건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양측이 별도의 페널티 없이 매각을 무산시킬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9일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회장 측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동의 여부에 대해 “9일까지 (상표권 동의를) 통보하지 않으면 채권단 원칙대로 간다”며 “채권단이 중요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흥록·조권형기자 rok@sedaily.com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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