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양광발전소 시장은 계속 좋았고, 전망도 밝습니다. 오로지 규제만 걸림돌이 될 뿐이죠.”
장치평(57·사진)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 대표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규제를 꼽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는 태양광 발전 개발과 투자, 설계·구매·시공(EPC) 업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효율성 문제로 국제유가 추이나 정부 지원 강도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그러나 국내 중소형 태양광 발전소 시장은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여부가 사업 성패의 핵심 열쇠라는 점을 장 대표는 뼈저리게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렴한 유휴지에 장기투자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때문에 유가 등 외부 요소와 관계없이 수요는 늘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신재생에너지를 권장해도 지자체 규제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소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태양광발전소와 도로간 최소 거리 규정으로 지자체마다 100m부터 300m, 500m 등 제각각이다. 장 대표는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발전소를 지으라는 건 (운반 등 설치비용 과다로) 사실상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 옴부즈만도 이달 초 신재생에너지 분야 불합리한 규제가 과도하다는 현장 목소리에 따라 관계부처에 개선과제 56건을 건의했다.
규제 부담에도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는 국내외에서 꾸준한 사업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충남 서산과 당진에 각각 2㎿, 8㎿ 규모 발전소를 설치했고 태국과 필리핀에는 보다 큰 규모인 14~16㎿ 발전소를 지었다. 올 초에는 제주도에 16.5㎿ 규모 설비를 완공했고, 일본 홋카이도에 22㎿ 규모 발전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매출의 4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500억원이다.
장 대표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일본·네덜란드·태국· 불가리아·필리핀 등 5개 해외 지사 중심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풍부한 경험(누적 설치 규모 약 250㎿)과 빠르고 안정적인 공사 노하우로 수주 경쟁력에 앞서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대만 화교인 장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79학번) 졸업 후 줄곧 상사맨으로 지내다 1999년 만두로 유명했던 도투락상사 공동경영진으로 참여했다. 법정관리 위기의 회사를 정상화시켰지만 2003년 ‘쓰레기 만두’ 파동 당시 저질 식재료를 썼다는 누명을 쓰고 회사가 망하면서 버스 탈 돈도 없는 무일푼 신세가 됐다.
태양광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07년 국내 태양광 발전용 패널이 품귀일 때 장 대표는 ‘중국어에 능통한 상사맨’이 필요했던 지인의 요청으로 중국 구석구석을 돌며 한국으로 태양광 모듈을 보냈고, 시장성이 보이자 2009년 아예 1인 기업을 차렸다.
이후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중국 친트그룹의 투자를 받아내며 성장을 거듭, 8년 만에 직원 수를 65명(해외 포함)까지 늘렸다. 아스토로너지쏠라코리아는 친트그룹 자회사로 편입돼 있지만 사실상 장 대표가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모교 겸임교수로 강의도 하는 장 대표는 경영자(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소양으로 주저 없이 ‘멘탈(정신)’을 꼽았다. 그는 “사업을 하면 무수한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데 멘탈이 약하면 버티기 어렵다”며 “험한 세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무작정 창업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