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던 이상엽(23·JDX멀티스포츠)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매치플레이 대회 사상 첫 2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이상엽은 8일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선셋·선라이즈코스(파72·7,183야드)에서 열린 제8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1회전 64강 경기에서 호주동포 이준석을 3홀 남기고 4홀 차로 완파했다. 이준석은 지난 2008년 K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수석합격자지만 매치플레이 강자 이상엽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상엽은 지난해 최진호(33·현대제철)를 1회전에서 꺾는 이변을 일으킨 뒤 결승까지 내달렸다. 결승에서는 황인춘에게 5홀을 남기고 4홀을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5개 홀을 모두 따내는 기적을 연출하며 데뷔 첫 승을 올렸다. 대회 출전자격이 안 돼 예선을 거쳐 겨우 나갔는데 덜컥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K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 매치플레이는 아직 2연패는 물론 2회 우승 기록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3년 차 이상엽이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상엽은 “매치플레이는 상대가 드라이버 샷을 아무리 멀리 보내도, 아이언 샷을 아무리 핀에 가깝게 붙여도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의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서 일부러 상대방이 칠 때 잘 보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터득하고 배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끈한 제 성격과 잘 맞아서 모든 대회가 (스트로크플레이가 아닌) 매치플레이면 좋겠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드라이버 샷 정확도에 약점이 있는 이상엽은 이날 8번홀(파4) 티샷 때 큰 실수를 범했지만 그 홀을 내준 뒤 바로 다음 홀을 버디로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골프장은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이 없다. 이상엽은 32강에서 올해 1승이 있는 김성용과 맞붙는다.
한편 상금 1위 최진호는 권성열에게 1홀 남기고 2홀 차로 져 2년 연속 첫판에 탈락했다. 지난주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자 장이근은 김성윤을 1홀 차로 눌러 박효원과 16강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