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스튜어드십 확산 독려"...기관 '5% 공시 룰' 완화

5% 넘어도 '경영 참여' 공시 면제

국민연금 등 연기금 반응에 주목

정부가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애초 예상보다 규정을 완화했다. 기준 완화가 스튜어드십 코드 성패의 ‘키’를 쥔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법령해석집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보험사는 주식 대량(5% 이상) 보유목적을 ‘경영 참여’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관투자가와 각 기관투자가의 특별관계자(주요주주 및 임직원)가 보유한 지분을 합쳐 5%가 넘고 이 보유비율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될 경우 보유목적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인지’ 공시(일명 ‘5% 룰’)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한다거나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임원의 선임 또는 해임, 정관 변경, 배당, 주식 양·수도 등 기업 경영활동에 대해 단순히 의사전달·입장표명을 한다면 이는 단순 투자행위로 간주된다.


의결권 행사도 마찬가지다. 주총장에서 다른 주주와 힘을 합쳐 특정 안건의 가부 여부를 결정지으려는 ‘실력 행사’의 목적이 있는 기관투자가만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 참여’로 공시해야 한다. 이석란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회사의 경영이나 임원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주주활동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이지 경영 참여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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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지분을 합쳐 5%가 넘는 기관투자가의 경영진이 모여 면담을 했다거나, 동일한 자문기관을 이용해 동일한 기조로 의결권을 행사했어도 ‘독립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주식 공동보유에 해당하지 않아 공시 의무가 없다. 이 같은 기준은 그동안 ‘5% 룰 해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기관투자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5% 룰이 현행법대로 적용되면 특히 자산운용사의 경우 매매전략 자체가 공시된다고 반발해왔다.

지난달 기업지배연구원에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계획서를 낸 한 대형 자산운용사는 ‘주주권(경영 참여) 행사보다는 의결권 행사로써 스튜어드십 코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이날 기준으로 코드를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기관투자가 35곳은 대부분이 사모펀드이거나 벤처캐피털이고 대형 자산운용사도 네 곳에 그쳐 비교적 도입률이 저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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