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대로 ‘핵폭탄급’ 증언을 터트렸다.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수사를 중단하고 자신에게 충성심을 강요했다는 폭로를 이어갔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직후 FBI는 혼란에 빠져있고 미 정부가 형편없이 지휘했으며 직원들이 리더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함으로써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선택을 했다”며 단독 회동 당시의 대화를 메모로 남긴 이유와 이를 언론에 공개한 과정, 트럼프 정부의 ‘무죄 주장’을 3시간 동안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단독 회동 때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그의 핵심 측근인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그는 전날 미리 공개한 서면 증언 자료에서 공개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이 사건을 놔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나는 이것을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direction)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사실상 수사중단 압력이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러한 요구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내가 더 강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나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이어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떤 면에서는 러시아 수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도에서 내가 해임된 것”이라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남긴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을 우려해서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솔직히 우리 만남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는 나와 FBI를 방어하기 위해 기록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메모가 유출된 과정에서는 “나는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내 친구 중 한 명에게 그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며 “여러 이유로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특검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메모를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이유는 “상원 정보위가 이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며 “언젠가 이런 것들이 기밀로 분류되면 그때는 일이 꼬여 그들도 얽매여 (공개가) 힘들어진다”고 청문회 등에서 공개할 의도가 있었음을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FBI 국장 임기를 보장하는 대가로 무언가 바라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보장 요청을 들어주는 대가로 뭔가 노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