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연출 이나정, 극본 임상춘,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여사친 최애라(김지원)에게 호구 소리를 듣던 고동만(박서준)이 이혼 후 자신을 찾아온 전여친 박혜란(이엘리야)에게 단호한 선을 긋기 시작했다. 동시에 혜란이 아닌, 20년 지기 애라를 더욱 신경 쓰며 복잡 미묘한 그의 감정에 기대를 더하고 있다.
“고동만이 무슨 킵 해놓은 술인 줄 알어?”라는 애라의 말처럼, 매번 남자들과 헤어진 후, 동만을 찾아왔던 혜란. 그럴 때마다 동만은 늘 흔들렸고,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애라는 “박혜란은 동만이에게 쥐약 같은 여자였고, 우린 걔한테 쥐약을 먹이고 싶었다”며 못마땅해 했다. 이혼 후 동만을 찾아온 혜란에게 “날 쏘고 가야 할 것”이라며 날을 세운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저거 또 넘어가는 거 아니야?”라는 애라의 걱정과 달리, 동만은 혜란에게 철저히 거리를 뒀다. 혜란의 번호를 수신 거부로 등록, 문자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자신이 걱정돼 병원으로 찾아온 혜란이 “제가 왔으니까 언닌(애라) 이제 가세요”라고 하자, 애라의 손을 잡고 “니가 가.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마. 집에 찾아오지도 마. 끔찍하니까”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굴하지 않고 혜란이 집으로 찾아오자 “부탁인데 제발 좀 꺼져주라”며 매몰차게 돌아섰다.
지난 세월을 함께 했고, 군대 갔을 때도 기다려줬던 전 여친에게 모진 말을 내뱉었지만, 동만은 혜란 걱정 대신 “니가 ‘우리’ 얘기 다 알아?”라는 말에 삐진 애라를 신경 썼다. “왜 자꾸 사람 신경 쓰이게 삐지냐. 왜 자꾸 안 하던 짓을 하냐고”라며 애라가 나올 때까지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동만의 온 신경이 애라에게 향해있음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자신이 아닌, 박무빈(최우식)과 함께 있는 여자 애라를 보며 질투를 시작하더니, “저게 왜 저렇게 예뻐지냐”며 싱숭생숭한 마음속 진심을 입 밖으로 내뱉은 동만. 지난 6회에서 애라와 무빈의 뽀뽀를 목격한 후, 급히 병실 문을 닫았지만, 뭔가 결심한 듯 다시 발걸음을 돌린 그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과연 그는 애라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