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채소의 인문학] 건강서 미래 환경까지…채소가 지킨다

■정혜경 지음, 따비 펴냄





이야기는 관심을 먹고 자란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채소는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건국신화에 쑥과 마늘이 등장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장 문화를 갖고있는 우리의 경우 채소와 관련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채소의 인문학’은 이처럼 우리의 역사와 삶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채소에 집중한다. 우리 식문화에서 차지하는 채소의 비중, 채소의 가치 등 독자들은 책을 통해 마치 채소가 주인공인 역사소설을 한 편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저자는 우선 채소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를 간단히 설명한다. 한국인의 밥상이 건강한 이유는 채소 때문이며, 여러 가지 나물이야말로 한국음식의 핵심이자 한민족의 생명줄이었다는 것이다. 채소밥과 채소죽은 곡물이 부족할 때 주린 배를 채워준 구황식이었을뿐 아니라 강한 항산화력으로 한민족의 건강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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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어떨까. 훌륭한 다이어트식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채소 섭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실제 2015년 OECD 보고서는 회원국 중에서 한국의 채소 섭취량이 세계 1위라고 발표했지만, 그 섭취량의 대부분은 배추다. 식품영양학자인 저자가 채소마다 가지고 있는 영양소를 소개하며 채식에 기반한 한식이 건강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데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 한식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해 채소를 재조명하는 것은 아니다. 육류를 생산할 때 생성되는 온실가스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채소에 비해 24배에 달한다. 선진국 국민이 곡류를 먹여 키운 육류를 먹을 때, 남반구 여러 곳의 빈민들은 여전히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채소에 기반을 둔 식생활이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먹거리 불평등 해결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1만7,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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