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프로듀스 101’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손쉽게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청하는 6년이 넘는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데뷔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데뷔를 향한 기약 없는 희망고문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얼마 안 남았어’라는 단어가 저를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연습생 연차가 점점 쌓여갈수록 ‘얼마 안남았겠지.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은 점점 ‘얼마 안남았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더라고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힘을 내고 있는 저에게 누군가가 ‘힘내’라고 말하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어요”
그랬던 청하에게 드디어 전환점이 찾아왔다. ‘프로듀스 101’ 출연이후 청하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 대형 기획사의 후광이나 베네핏은 물론 방송 분량 역시 많지 않았던 청하는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국민프로듀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민프로듀서님께서 데뷔를 시켜주셨기 때문에 더 고민이 많이 됐어요. 평생 한다 해도 보답하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약속은 거짓을 보여드리지 않겠다는 거예요. 솔직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계속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국민프로듀서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바라보는 청하의 마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시즌2 2차 경연 당시 직접 현장을 찾았던 청하는 아이오아이 활동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곡 ‘소나기’를 부르는 연습생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 콘서트 마지막에 멤버들 모두 함께 울었던 모습도 생각났어요. ‘절박하다’, ‘내가 다시 이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헤어지기 싫다’. 아마 그분들도 노래를 부르시면서 여러 감정이 들었을 것 같아요. 저도 그 간절함을 느꼈는지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저희 노래를 불러주셔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시즌2 참가자들이 겪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먼저 겪어온 입장에서 혹시라도 조언할 것은 없는지 묻자, 청하는 “저보다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히 제가 조언 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손 사래를 치면서도 딱 한 가지 강조한 것은 바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비록 11명에 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그만큼 좋은 기회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설령 그게 단 한 명이라 해도, 누군가가 방송에 잠깐 비춰진 나의 모습을 예뻐해 주시고 투표까지 해주셨다는 것은 늘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백 원도 소중한 돈이잖아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그야말로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대답이었다. 스스로에게 가수로서는 물론 사람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바로 아이오아이였다고 표현할 만큼 청하에게 아이오아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비록 짧았던 팀 활동은 끝났지만 멤버들 모두 멋지게 재회할 5년 후를 기약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게 바로 청하가 솔로 활동에 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5년 후에 다시 찾아뵙는다면 여러 가지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개개인의 색채가 더 뚜렷해져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아이오아이일 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전에는 없었던 특별한 그룹이다 보니 그만큼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5년 후에는 받았던 사랑을 더 크게 되돌려 드릴 수 있는 가수로 성장해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 역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솔로로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 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