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프랑스 총선 D-2] 마크롱 압승은 기정사실 '의석 72%' 드골 뛰어넘나

"LRM 최대 400석 차지할 것" 예상

420석 확보하면 드골 기록 깨

"절대권력 견제 장치 없다" 우려도



“염소가 마크롱 배지를 달고 나와도 당선될 수 있다.”(정치평론가 크리스토프 바르비에)

프랑스에서 최연소로 대권을 거머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11일(현지시간) 실시될 총선 1차 투표에서 그의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M)’의 압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국민 영웅’ 대우를 받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지난 1968년 총선에서 달성했던 의석 비중(72%)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피니언웨이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이 이끄는 LRM은 하원의원을 뽑는 1차 투표에서 30%를 득표해 보수정당인 공화당(21%)과 극우 국민전선(18%)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12.5% 이상 득표자들만 따로 모아 치르는 18일 결선투표에서는 총 577석 중 370~400석을 차지하며 하원에서 압도적인 제1당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해리스인터랙티브도 LRM이 369~39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아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장악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이에 따라 프랑스인의 관심은 마크롱 대통령과 LRM의 승리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대승을 거둘지에 쏠려 있다. 지금의 상승세가 이어져 총선에서 420석 이상을 얻는다면 드골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국민주연합(UDR)이 1968년에 세운 기록을 깨뜨릴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나치 독일로부터의 프랑스를 해방시키며 현대 정치의 근간을 마련한 드골 전 대통령은 1968년 당시 이른바 ‘68혁명’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지자 의회를 해산한 뒤 총선을 실시해 전체 의석의 72.6%를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이 ‘선거의 제왕’을 넘어 프랑스 사회의 적폐를 청산한 ‘위대한 개혁가’로서 정치사에 기록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의회의 야권 세력이 쪼그라들고 하원의원 대다수가 LRM의 경험 없는 정치신인들로 구성되면서 행정부의 권력을 견제할 만한 장치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인 장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우리는 황제를 뽑는 게 아니다”라며 “그가 홀로 국가를 통치해서는 안 되며 정당이 하나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선후보였던 장뤼크 멜랑숑 좌파당 대표도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법을 손대려 한다며 “그에게 절대권력을 줘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