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대해 “거품이 낀 것이 아니다”는 평가를 내놨다. 조 위원은 9일 한국은행 ‘한은 금요강좌’ 700회를 기념해 특별 강연을 했다.
조 위원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전국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초 일본 정도의 버블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나라 전국 주택가격은 소비자물가 정도 상승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며 장기 저성장을 맞았다. 자산 가격 하락이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잃어버린 20년’에 직면한 것이다.
다만 거품은 강남 또는 버블 세븐(7) 지역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조 위원은 “(강남의 경우) 2003년 이후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의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며 “강남 혹은 버블7의 아파트 가격에는 투기적 거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부채가 특히 많은 국가”라며 “중장년층이 은퇴하는 시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