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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첫방]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끊어진 ‘tvN 부진의 늪’

tvN 드라마의 화려한 부활이다. tvN 새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자랑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10일 첫 방송된 ‘비밀의 숲’은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형사 한여진(배두나 분)이 박무성(엄효섭 분) 사장의 살인사건으로 마주하면서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이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사진=‘비밀의 숲’ 캡처사진=‘비밀의 숲’ 캡처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추적극이다.

어린 시절 수술로 인해 감정을 잃어버린 검사 황시목은 자신을 집으로 초대한 박무성 사장을 만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황시목이 집에 도착했을 때, 만나기로 한 그는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상태였다. 살해현장을 목격한 황시목은 뛰어난 머리로 단번에 현장을 파악, 단번에 유력 용의자를 뒤쫓아 갔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한여진은 검사라고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은 황시목에 서둘러 그를 따라나섰다. 그렇게 한여진은 황시목을 따라 유력 용의자와 마주하게 됐고, 추격전을 펼친 끝에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황시목과 한여진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는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사람이 죽어있었다”고 살인을 부인했고, 놀라서 도망치려고 하던 중 목걸이와 반지가 보여 이를 훔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죽은 박무성은 동료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했던 인물로, 황시목은 체포한 뒤 과거 자신에게 명함과 카드를 한 번에 내밀었던 박무성을 떠올렸다. 죽은 박무성이 검사 스폰서였던 만큼 황시목은 검사들 사진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반응을 살폈다. 관찰과 기억력이 좋은 황시목은 그의 목소리와 눈빛을 분석하며 용의자가 그들과 전혀 안면이 없다는 사실을 추리해냈다.

그 사이 박무성의 죽음은 서동재(이준혁 분)와 이창준(유재명 분)의 귀에도 들어갔다. 박무성이 검사 비리 제보와 관련해 황시목을 집으로 불렀던 사실을 알고 난 뒤, 자신들이 비리로 기소되기 전에 박무성이 죽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황시목은 사건과 관련한 추리를 계속 진행하지만, 해당 사건을 후배검사 영은수(신혜선 분)에게 넘겼다. 영은수는 황시목의 도움을 받아 CCTV 증거를 넘겨받았고 재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22년형을 선고받은 용의자는 “검사가 증거를 조작해 나를 감옥에 쳐 넣었다. 나를 개돼지 취급한 검사라는 인간, 나의 죽음으로 고발한다. 내 죽음으로서 증명한다. 난 안 죽였다”는 말을 남긴 뒤 자살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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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함이 남은 황시목은 재판이 끝나도 사건을 주시했고, 이윽고 검사들의 비리와 박무성의 살인사건이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시각 박무성 살인사건이 석연치 않았던 한여진 역시 그는 주변에 있던 개가 죽은 정황을 통해 낯선 이의 침입이 있지 않았을까 의심했고,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을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비밀의 숲’은 첫 회부터 강렬한 몰입도를 자랑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의 연기는 냉정하기에 객관적으로 빠른 추리가 가능한 황시목을 제대로 표현했으며, 오랜 만에 안방무대에 복귀하게 된 배두나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재미를 높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사람의 조합이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 보였던 조승우와 배두나의 연기호흡은 마치 실제 황시목과 한여진이 만난 것처럼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사진=‘비밀의 숲’ 캡처사진=‘비밀의 숲’ 캡처


특히 조승우의 연기는 역시나였다. 감정이 없는 캐릭터의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는 색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코 쉽지 않은 배역을 만나게 된 조승우는 이마저도 자신의 연기로 극복해 나갔다. 감정이 없음을 연기하는 조승우 덕분에 안방극장은 ‘비밀의 숲’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상도 매끄러웠다. 극의 분위기가 무거운 만큼 전반적인 색채는 어두웠으나, 이러한 영상미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아왔던 tvN 드라마였지만 최근 부진이 잇따르면서 아쉬운 성적표를 보여주어야만 했다. 특히 ‘비밀의 숲’ 전작이었던 ‘시카고 타자기’의 경우 배우 임수정과 유아인, 그리고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진수한 작가가 전면에 내세우면서 흥행가도를 그려나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안방극장에 불친절했던 ‘시카고 타자기’는 초반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아쉬운 성적 속 극을 마무리해야 했다.

계속된 부진에 tvN은 개편에 칼을 꺼내들었다. 금토드라마는 편성시간을 옮겨 토요일, 일요일로 바꾸었고, 수목드라마 역시 개설할 것임을 알렸다. ‘비밀의 숲’은 금토드라마에서 토일 드라마로 바꾸고 난 뒤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었다.

지난달 30일 진행됐던 ‘제작발표회’ 당시 안길호 PD는 작품 외적인 부분에 있어 “시간대 편성보다는 극의 완성도에 있어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전작의 부진과 관련해 부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잘 이겨내서 우리 드라마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 더 크고,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안 PD의 말처럼 ‘비밀의 숲’은 높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는데 성공했다. 첫 단추를 잘 맞춘 ‘비밀의 숲’이 계속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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