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장수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다. 요즘과 같은 장수시대에 100세를 넘게 산다는 게 불가능한 현실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2015년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고령자는 3,159명으로, 5년 전인 2010년 1,835명에 비해 1,324명(72.2%)이나 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도 2010년 3.8명에서 2.8명이 증가한 6.6명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자가 2,731명으로 약 86%를 차지하고, 남자는 428명, 약 14%였다.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높다는 통계와 연관성이 깊은 결과다. 평균수명의 증가에 따라 앞으로 100세 이상 고령자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에는 100세 이상 고령자가 1만여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과거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명이 길어진 사회가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100세 이상 장수가 아직 보편적인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100세 이상 장수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와 형제의 장수 여부로 그 개연성을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유전적인 요인이 크지는 않았다. 100세 이상 고령자 중 85세 이상 장수한 부모나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은 3분의 1 수준(33%)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요소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장수한 부모나 형제자매가 없는 사람이 62%로 월등히 높은 결과를 보면 장수는 선천적인 요인은 분명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장수는 타고난 요인이 아닌 건강관리 등 후천적인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유지를 위해 관리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1%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남성 고령자의 경우 70%가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고, 여성 고령자도 59%가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답해 남녀 모두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100세 이상 고령자는 생활습관에도 많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었다. 식생활에서는 채소를 가장 선호하면서 음식을 골고루 잘 섭취하고, 대부분 금주·금연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988234’,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고 죽는다(4)는 무병장수를 바라는 유행어 중 하나이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의 사는 모습을 통해 보면 결국 꾸준한 건강관리와 절제된 생활습관이 장수라는 선물을 가져다 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고령자가 생각하는 장수 비결도 절제된 식생활 습관(39.4%)이 가장 많고, 다음 규칙적인 생활(18.8%)과 낙천적인 성격(14.4%) 순으로 꼽고 있다. 모두 타고난 것이 아닌 누구나 후천적인 노력으로 얼마든지 실천 가능한 내용들이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100세 인생이 보편화 될 날은 생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이다. 흔히 세상에 태어나는 것에는 순서가 있지만 죽는 것에는 순서가 없다고들 말한다. 스스로 노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를 맞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