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모비스 여의도 절반 '서산 주행시험장' 가동 "자율차 산실로"

빙판길 등 극한상황서 원스톱 테스트

3,000억 투입 380개 첨단장비 가동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까지 갖춰

자율차 2단계 2019년까지 완성할것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제공=현대모비스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자율차의 산실’인 서산주행시험장이 본격 가동된다. 생산한 모든 차량 부품의 성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형 차량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 바이오웰빙특구에 위치한 서산주행시험장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상반기에 첫 삽을 뜬 후 3년 만이다. 14개 주행시험로와 네 개 시험동을 갖춘 서산주행시험장은 우선 규모 면에서 압도한다. 34만평(112만㎡)의 부지는 축구장 160개 규모,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달한다.

총 3,000억원을 투입한 만큼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동차 부품의 성능을 모든 상황에서 점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원형·광폭·등판저마찰로’는 빗길과 눈길·빙판길 같은 겨울철 도로환경을 구현해 언제 어느 때나 극한의 상황에서 조향과 제동, 차체자세 제어성능 등을 테스트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1~3월에만 가동 가능한 중국과 스웨덴·뉴질랜드의 동계 시험장 테스트에 앞서 서산시험장에서 관련 부품을 사전 검증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의 각 노면주행로. 노면 성질에 따라 총 14개의 주행로로 구성됐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의 각 노면주행로. 노면 성질에 따라 총 14개의 주행로로 구성됐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실내에서는 최첨단 장비들이 차량 부품의 성능을 살핀다. ‘성능시험동’에서는 모듈과 섀시, ‘내구시험동’에서는 조향과 제동·모듈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또 모터와 연료전지·배터리의 성능을 체크할 수 있는 별도의 시험동도 있다. 이들 시험동에는 총 380여대의 첨단 시험장비들이 구축돼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시험장의 상당 부분이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는 곳들이라는 것이다. ‘첨단주행로’와 ‘레이더시험로’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가상도시를 구현한 것은 물론 방음터널과 숲속도로·버스승강장·가드레일 등을 갖춰 카메라와 레이더·라이다 등 자율주행 기능에 탑재되는 부품의 성능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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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의 선회주행로. 급격한 코너에서의 차체 쏠림과 조향 각도에 대한 시험을 할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의 선회주행로. 급격한 코너에서의 차체 쏠림과 조향 각도에 대한 시험을 할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폭 30m, 직선거리 250m로 세계 최대 규모인 ‘터널시험로’도 갖췄다. 여기서는 캄캄한 암막환경에서 야간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점검한다. 빛의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되는 지능형 헤드램프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이 대상이다.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환경도 구축했다. 차량이 통신을 통해 모든 사물과 연계되는 V2X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다. 이는 현재 차량의 주행 보조 기능을 넘어 완전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독일 브랜드들에 비해 1~2년 뒤처져 있다. 고속도로에서 차량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분기로에 진입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기술 2단계의 경우 독일의 주요 완성차들은 양산에 돌입했지만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9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서산주행시험장을 통해 이 같은 격차를 좁혀나가는 동시에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오히려 선도한다는 게 모비스의 목표다. 그 첫 단추는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가 사라지는 고속도로 주행보조기술 3단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2022년 양산하겠다는 모비스의 기존 계획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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