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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리뷰] 허름한 '권지용'부터 화려한 '지드래곤'까지…'3시간동안 증명해 낸 가치'

4년 만에 개최한 세 번째 콘서트, 가수 지드래곤에게도 제 3막이 열렸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사진=YG엔터테인먼트


1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지드래곤의 솔로 월드투어 ‘ACT Ⅲ, M.O.T.T.E’가 개최됐다. 콘서트 타이틀 ‘M.O.T.T.E’는 ‘MOMENT OF TRUTH THE END’의 약자로 진실의 순간, 진실 그 자체를 의미한다. 아티스트 지드래곤으로서의 성공 뒤에 숨겨진 고독과 고뇌를 아우르며 서른 살 권지용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2009년 ‘Shine a light’, 2013년 월드투어 콘서트 ‘One of a Kind’에 이은 3번째 개최하는 이번 솔로콘서트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난 지드래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됐다.

이번 공연의 대표 색인 빨간색 의상을 입고 강렬하게 등장한 지드래곤은 첫 솔로 타이틀곡이었던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로 콘서트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액트 3 모태(M.O.T.T.E)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를 전한 지드래곤은 연이어 ‘브리드(BREATHE)’, ‘소년이여’를 열창하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지드래곤은 “오랜시간 대중에게 지드래곤이라는 이름으로 서다보니 과연 제 본 모습인 권지용이라는 친구는 어떤 아이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나를 찾아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 자신에게 모르는 점, 잊고 있던 점도 많이 깨닫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콘서트는 이전과 다르게 지금까지 발표된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 순서대로 세트리스트를 구성하며 약 세 시간에 가수로서의 역사를 응축해 냈다. 지드래곤은 “솔로 1집부터 순차적으로 리스트를 짰다. 저를 오랫동안 좋아해주신 분들이라면 다음곡이 뭔지 아실거다”며 “사실 저도 오랜만에 솔로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처음 듣는 곡이 많았다. 여기 올라오기 전까지도 제 노래 가사를 외웠다. 중간 중간 틀릴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사진=YG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는 지드래곤의 괜한 ‘엄살’이었다. 큰 무대를 빅뱅 멤버들 없이 혼자 채워야 했음에도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 무대와 공연장을 가득 채워 나갔다.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에서 4만 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은 이유를 지드래곤은 무대로 몸소 증명했다.


여기에 CL을 비롯한 동료 가수들의 지원사격으로 이번 솔로 콘서트는 한층 풍성해졌다. 지드래곤은 붉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CL과 함께 ‘더 리더스(THE LEADERS)’를 열창한데 이어, 깜짝 등장한 아이유와 함께 지드래곤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지난 4월 발표된 아이유의 네 번째 정규앨범의 수록곡 ‘팔레트’ 무대를 최초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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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콘서트에서는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의 신곡 무대가 최초 공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발표한 솔로 앨범 ‘권지용’은 올해 서른에 접어들면서 겪었던 성장통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가사에 옮겨낸 앨범이기도 하다.

“이번 콘서트의 포인트는 가장 덜 꾸민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었다”는 지드래곤은 “지드래곤은 저의 모습 중 하나지만 제가 보기에도 많이 화려하고 과장된 이미지의 가수다. 그래서 무대도 최대한 단조롭게 꾸며내려 했고, 마지막 무대쯤에는 화려함을 많이 걷어낸 권지용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부터 이 순간이 꿈이었지만 계속해서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꿈속에서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이 너무 좋으면서도 뭐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기분이 들 때가 있다”며 “계속 초심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저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허름한 모습의 권지용이어도 화려한 지드래곤이어도, 그게 누구건 같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지드래곤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 입대를 해야만 한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그가 돌아왔을 때 얼마나 많은 관객이 다시 이 자리를 채워줄 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두려움 가득한 인간 권지용도 에너지 넘치는 지드래곤 모두,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가치 있는 시간을 선물한 것은 분명했다.

한편, 지드래곤은 서울 이후 아시아 3개 도시, 북미 8개 도시, 오세아니아 4개 도시, 일본 3개 도시 돔 투어 등 총 19개 도시에서 솔로 월드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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