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르면 다음달 전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IB 인력을 한데 모아 300여명 규모로 IB 부문을 발족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신한금투 빌딩에 신한캐피탈과 신한생명 IB 인력까지 같은 공간을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증권을 넘어 다른 금융계열사의 IB 인력까지 통합하는 것은 신한금융지주가 처음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은행·증권이 갖고 있는 투자 건에 대해 서로 정보공유를 하지 않다 보니 각각 투자를 해왔다”며 “IB 인력을 한데 모아놓으면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투자물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투자하는 데 있어서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캐피탈과 생명의 경우 리스크는 적고 수익성은 높은 우량자산에 투자하는 데 유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KB금융(105560)도 지난해 말 지주·은행·증권의 기업투자금융(CIB) 부문 임원을 겸직하도록 한 후 초대 부문장에 전귀상 부사장을 발탁했다. 하나금융도 올해 초부터 박승길 은행 IB사업단장이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인적통합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IB 인력 80명이 을지로 그랑서울빌딩에서 여의도 하나금투 본사로 옮겨왔고 KB금융도 지난 2월 여의도 KB금융타워에 KB국민은행 IB사업본부와 KB증권 IB사업 부문을 모으면서 인적통합을 마쳤다.
금융지주사들이 너도나도 IB 부문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은 비이자이익을 늘리기에는 IB 부문 강화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융계열사 간 협업으로 투자 딜을 발굴하고 선순위·후순위 등으로 나눠 투자하는 식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출범한 통합 KB증권이 IB 분야에서 1위를 넘보는 수준이 되자 금융지주사 간 IB 부문 강화 경쟁이 격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이자이익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돌파구가 IB와 자산관리(WM) 같은 수수료 비즈니스”라며 “보수적인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모험자본 성격이 강한 IB 영역의 야성을 잘 살려내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IB 부문 인력 집중을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