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잠들어 있던 감각에 집중하다

전소정 '키스 미 퀵' 개인전

공간·영상 등 통해 감각 깨워

전소정 ‘광인들의 배’/사진제공=송은문화재단전소정 ‘광인들의 배’/사진제공=송은문화재단


시각장애인 무용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방문한 공간에서 춤을 춘다. 무용수는 손·발끝과 몸짓으로 공간을 느낀다.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한 공간 역시 무용수의 춤으로 채워진다.(‘광인들의 배’)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전소정의 개인전 ‘키스 미 퀵(Kiss me Quick)’은 이처럼 감각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또 다른 전시작 ‘형이상학적 해부’는 공간을 가로막은 거대한 구조물과 함께 소리에 반응해 빛나는 플래시, 눈을 감고 그린 드로잉, 악보, 다섯개의 판으로 분리한 스크린을 설치하고 이 스크린에 춤을 추는 여인의 영상을 투영했다.

전소정 ‘형이상학적 해부’/사진제공=송은문화재단전소정 ‘형이상학적 해부’/사진제공=송은문화재단


3층에 위치한 조그마한 통로로 빠져나가면 ‘Interval. Recess. Pause’가 상영된다. 영상은 작가가 만난 세 명의 한국계 입양인이 들려준 한국의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파편화된 기억은 불분명하고 불완전하다. 작가는 감각의 조각을 다른 감각과 연결해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불완전함은 소격효과(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 현실을 인식하도록 하는 연극기법)로 표현했다. 상영 도중 갑자기 영상이 정지되며 영상편집프로그램의 편집 화면이 등장한다. 오류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되감기, 회전도 소격효과를 강화한다.


“공감각에 대한 연구에서 전시가 시작됐다”고 밝힌 전소정은 ‘공감각’이라는 개념에 대해 “소리를 들음으로 색채가 느껴지고, 맛을 통해 공간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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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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