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S-Story]우버, 우환…사내 성희롱 등 잇단 윤리문제에 경영 위기

캘러닉 CEO "3개월간 휴직"

각종 의혹 버티다 결국 백기

이사회, 마이클 부사장 경질

윤리문제 도외시 기업문화 탓

1·2인자 공백 '리더십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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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년 만에 700억달러(약 79조원)짜리 ‘유니콘’으로 급성장한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끊임없이 불거진 윤리 문제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업 확장에만 매달리던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윤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줄줄이 자리를 떠나게 되면서 심각한 경영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회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캘러닉 CEO가 3개월간 휴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열린 우버 이사회가 7시간의 마라톤회의 끝에 캘러닉 CEO의 최측근인 에밀 마이클 수석 부사장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1·2인자가 동시에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은 그동안 회사 측이 도외시해온 내부 윤리 문제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들어 내부 폭로로 사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등 왜곡된 기업문화가 회사 경영마저 뒤흔드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앞서 우버 엔지니어 출신인 수전 파울러 리케티는 지난 2월 “2015년 직속 상관 매니저의 성희롱 채팅 메시지를 복사해 인사 담당 부서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더해 캘러닉 CEO가 2013년 사내 직원 간 성관계를 부추기는 e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내 윤리 문제 중심에 CEO가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캘러닉 CEO와 마이클 부사장은 원정 성매매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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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닉 CEO는 성희롱 문제가 갈수록 확산되자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변호사로 있는 코빙턴앤버링에 내부 조사를 의뢰했으며 지난주에는 자체 조사를 통해 성희롱 관련자 20명을 무더기 해고하는 등 뒤늦은 조치에 나섰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7명의 이사들이 코빙턴앤버링의 쇄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EO를 비롯한 최고위직이 회사 기강을 흐린 ‘몸통’이라는 비난을 잠재우지 못하고 캘러닉 CEO에 대한 사퇴 압박이 고조되자 본인의 휴직과 수석부사장 경질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차량 공유라는 사업모델로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으나 동시에 사업 확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난에 시달려왔다. 일각에서는 우버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을 훔쳤다는 혐의로 제소된데다 경찰 단속을 피하는 불법 프로그램인 ‘그레이볼’과 경쟁 업체 리프트 소속 운전자를 감시하는 시스템 ‘헬’을 운영하는 등 왜곡된 경영 행태를 보여온 것이 캘러닉 CEO의 실적 우선주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수개월간 이어질 CEO 부재가 우버에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NYT는 “캘러닉의 부재는 우버 리더십을 흔들고 라이벌사들에 견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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