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전당포 기업인 ‘마이쩐’이 한 달 전께 폐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가맹 지점의 피해액만 수백억원으로 추정된다. 고객 피해액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 가운데 기업형 전당포에 대한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쩐은 지난달 19일 국세청과 강남구청에 ‘아이금융그룹대부’ 이름으로 폐업신고를 마쳤다.
문제는 마이쩐의 폐업소식을 소속 가맹점조차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이쩐은 지난 4월에도 빠른 시일 내 일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홍보해왔다.
뒤늦게 폐업소식을 들은 일선 가맹점들은 혼란에 빠졌다. 화성의 한 지점장은 “그동안 사업을 접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들어와야 할 돈이 안 들어와서야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분당의 한 지점장도 “갑자기 본사가 없어져서 사업 지속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 가맹점 업주는 “정확한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개별 지점당 최소 3억원에서 최대 28억원 등 총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준홍 마이쩐 대표를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마이쩐은 기본 가입금 2억5,000만원과 별도의 보증금을 내면 개인에게 가맹점을 내줬다. 기본 가입금을 본사에 납입하면 매달 2.3% 미만의 이자를 본사가 지급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본사가 폐업하면 가맹점 역시 한순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3년 10월 문을 연 마이쩐은 창업 4년 만에 국내 가맹점을 40여곳으로 확대한 데 이어 베트남·필리핀 등 해외로도 진출해 가맹점 수가 50여개로 급성장했다. 100% 본사 책임제도 등 기존의 영세 전당포와 차별화된 기업형 시스템을 내세운 덕분이다. 마이쩐은 전당포 운영자들을 대신해 매장을 홍보하고 유질물(대출 기한이 지나 주인을 잃은 물건) 및 매입품(전당포에 들어오는 물건) 관리를 도맡았다.
마이쩐 폐업 사태를 계기로 스마트 전당포와 더불어 급성장 중인 프랜차이즈 전당포에 대해 예비 창업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 창업보다 적은 비용으로 전당포를 운영할 수 있지만 수익을 본사에 의존하는 터라 본사가 폐업하면 가맹점도 문을 닫아야 한다. 이재선 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프랜차이즈 전당포를 창업하려면 가맹점 수입, 요청하는 투자금, 비전 등이 적절한지 명확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수현기자·조은지인턴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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