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김동연·이주열의 재정·통화 정책공조를 기대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만났다. 김 부총리가 이날 낮 신임 인사차 서울시 중구에 있는 한은 본관을 찾아 금융통화위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이 총재와 오찬회동을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만남에서 “한은은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가는 데 정말 주요한 기관”이라며 “소통하면서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정부와 경제인식을 공유하며 적절한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만남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 양대 거시정책을 이끌어가는 수장이 만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정부와 한은의 정책 처방이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 현시점에 정책총괄 책임자들이 만나 각자의 역할분담과 공조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현상이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 후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기본적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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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집행 과정에서 양대 기관이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장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6월 국회에서 통과시켜 본격적인 경기 부양과 일자리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경기 과열 진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재부는 경기 부양에, 한은은 통화 긴축의 불가피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국 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두 기관의 정책목표는 모두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 처방을 놓고 양대 기관이 마찰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만난 두 사람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그렇지만 모든 정책이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총론에 동의한다면 충분히 ‘답(答)’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제대로 된 정책 공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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