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세대 폭발물' 테러 용의자, 한달 전부터 치밀한 범행 준비

맨체스터 테러 후 5월 말부터 준비

알리바이까지 만들었지만

교내 CCTV·범행 장갑으로 덜미

범행동기는 확인 안 돼

연세대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해 교수 1명에게 화상을 입힌 대학원생 김모(25)씨는 한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맨체스터 테러 영상을 보고 5월 말부터 범행을 계획한 김씨는 이번 사제 폭발물을 인터넷 참고 없이 직접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학점·취업계로 인한 불만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3일 오후 8시 23분경 용의자를 긴급체포해 현재까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번 범행을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맨체스터 테러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으며, 5월 말부터 자신의 하숙방에서 폭탄을 직접 제작하고 실험했다. 이번 사고에 쓴 폭발물은 6월 10일경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공학을 공부한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공학적 지식을 이용해 폭발물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 소유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도 발각되지 않기 위해 공학기기를 가동하는 등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김씨는 새벽 2시 37분경 집을 나와 3시경 학교에 도착해 연구실에서 폭발물을 만든 후 오전 7시 40분경 김 교수의 연구실이 있던 4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경찰이 CCTV에 찍힌 사진을 제시하자 “3D 프린터기를 돌리기 위해 학교에 온 것 뿐이고 졸려서 잠을 깨려고 돌아다녔다”고 해명했다. 그는 알리바이를 고려해 해당 연구실에서 실제로 3D 프린터기를 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 거주지 인근 CCTV에서 김씨가 범행 도구를 버리는 장면을 확보했고, 김씨가 버린 수술용 장갑을 회수해 장갑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기사



경찰은 김씨의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학점·영어점수 때문에 지도교수에 불만을 품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우리가 조사한 진술서에는 없다”고 못박았다.

경찰은 이르면 14일 저녁 김씨에게 폭발물사용죄를 적용해 검찰에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따라 상해나 살인미수죄가 추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