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격양된 분위기 속에서 숨가쁘게 움직였다. 오전8시 원내전략회의, 9시 원내대책회의, 9시30분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대여 투쟁 대책을 논의했다. 의원총회가 길어지다 보니 10시 개회 예정인 오전 청문회가 모조리 열리지 못했다.
이날 한국당 의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의원들은 ‘야당무시 협치파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의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력히 규탄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심은 호랑이와 같다. 언제 호랑이처럼 다시 달려들어 물지 모른다”며 “민심에 만취돼 오만방자하게 청문회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면 이번 정부는 오래가지 못해 민심에 다시 물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은 한국당의 반발을 ‘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로 규정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골적으로 새 정부를 발목 잡는 구태를 계속하면 새 정부를 출범시킨 국민의 분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당은 2시간30분 넘게 의원총회를 진행한 끝에 일단 청문회에 참석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오후2시부터 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까지 임명할 경우 투쟁 수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 임명은) 명약관화”라면서 “또 임명이 강행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