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영화관과 넷플릭스 동시 개봉 결정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영화 ‘옥자’에 대해 영화를 제작한 봉준호 감독이 직접 ‘필요한 논란’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옥자가 영화 유통 방식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봉 감독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옥자에 대한) 논란으로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업계의 규칙이 다듬어질 것 같다”며 “옥자가 업계의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는데 기여한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이번 발언은 영화를 비롯한 국내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거대 기업의 존재를 인정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 방식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적게는 7.99달러(약9,000원)만 내면 영화와 TV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유료가입자만 1억명에 달한다. 지난 2013년부터 자체 제작 콘텐츠도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번에 논란이 된 옥자의 제작에는 560억원을 투자했다. 일반적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는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하지만 옥자의 경우는 넷플릭스 개봉과 국내 극장가 동시 개봉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국내 개봉 영화들은 영화관 개봉 후 2주~3주간의 홀드백(영화 개봉 후 다른 경로로 유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두고 나서야 IPTV 등 다른 유통경로로 소비자들에게 제공됐고, 영화관들은 이같은 관행으로 영화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자 하는 관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옥자의 영화관과 넷플릭스 동시 개봉 결정으로 이 같은 원칙이 깨지게 됐다. 관객 확보에 비상이 걸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는 기존 콘텐츠 유통 질서를 무너뜨린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CGV는 상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이번 논란은)옥자를 큰 스크린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저의 영화적인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극장업하는 사람들로서 멀티플랙스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옥자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회비로 만들어진 돈인데 우선권을 빼앗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