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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괴산 미루마을 책방 부부, 산골에 책방 차린 사연은?

‘사람과 사람들’ 괴산 미루마을 책방 부부, 산골에 책방 차린 사연은?




14일 방송되는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판타지 혹은 멜로? 괴산일기’ 편이 전파를 탄다.


유럽 시골 마을을 연상시키는 충북 괴산군의 미루마을.

한 눈에 보아도 여느 동화책에서 볼 법한 집들 사이로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집 하나가 있다.

집 앞에는 꽃들로 가득한 정원이 펼쳐지고 그 정원 한 쪽에 자리한 작은 별채와 맞은편엔 해먹이 걸린 작은 오두막 한 채. 이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책이다. 집 안 역시 여기도 책, 저기도 책.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김병록(55), 백창화(52)씨 부부. 책으로 넘쳐나는 이곳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 숲 속 작은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똑똑 소리 대신 인사말이 먼저 들려오고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열된 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다름 아닌 책방.

하지만 책방이라고 하기엔 싱크대와 가재도구, 널어놓은 빨래가 눈에 띈다.

도시의 동네 서점들도 하나둘 사라져가는 때에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 책방을 연 김병록(55), 백창화(52) 부부.

거기다 가정집에서 책방이라니... 부부는 산촌마을에서, 그것도 집에 책방을 열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 일개미 같은 남편, 여왕개미 같은 아내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남편의 일과가 시작된다. 책방 한 구석에서 스탠드만 켜 놓고 전날 끝내지 못한 일거리를 하나씩 하나씩 해나간다.

남편이 일을 마치고 정원을 가꾸는 사이 날이 밝아오면 그때서야 아내의 일과가 시작된다.

아내가 맨 처음 하는 일은 고양이털을 빗는 일, 그리고 남편에게 아침밥 독촉하기다.


서울에서 기자 생활을 했던 남편과 꽤 유명한 개인 도서관 운영자였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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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바쁘게 살았지만 시골로 내려와서 더욱 일이 많아진 건 남편 김병록 씨 뿐.

시골이 좋아 집도 직접 꾸민 남편과 달리 아내는 가끔 도시의 매연 냄새마저 그립다 말한다.

극과 극인 부부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 하룻밤 만리장성 쌓기, 북 스테이

책방에 제집마냥 자리를 차지한 낯선 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하루 동안 책방에 묵으며 지낼 북 스테이 가족.

손님들에겐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한 권 이상 책 읽기, 방명록 남기기.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책방 부부를 위한 저녁 준비다.

1층은 책방, 2층은 북 스테이 공간. 책방 손님에겐 계단 위를 허락하지 않지만 하룻밤 머물다 가는 손님들에겐 공간의 의미가 사라진다.

단순한 손님과 주인의 관계를 넘어서서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간다.

▲ 책방은 오늘도 문을 연다

괴산 살이 6년, 책방 주인 3년 째. 주변 지인들은 그들을 향해 ‘일단 6개월만 해봐, 곧 망할 거야.’라고 말했지만 책방은 보란 듯이 자리를 잡았다.

학교, 독서 모임에서 날을 잡아 책방을 방문하기도 하고 책방 내에서 강연도 연다.

많은 것들을 고민하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김병록, 백창화 부부.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으로 또 다른 꿈인 다른 책방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려 한다.

책에서 시작해 책으로 이어져 가는 부부의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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