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美 금리 또 인상…보험업계 자본확충 서두를 듯

美 금리 또 인상…보험업계 자본확충 서두를 듯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 비용 늘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하는 등 금리 정책을 예고했던 대로 끌고 가자 자본 확충이 필요한 보험사들의 마음이 다급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를수록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자본확충 수단인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직 자본확충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추가 작업이 필요한 보험사들이 미국이 하반기에 한 번 더 금리를 올리기 전에 채권이나 증권 발행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새 보험 국제 회계기준) 도입과 금융당국의 지급여력(RBC)제도 규제 강화에 따라 보험사들은 현재보다 자본을 더 늘려야만 최소한 현재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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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보험사들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만 벌써 3조원 수준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등은 실탄이 두둑한 대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렸지만 나머지 보험사들은 대부분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후순위채의 경우 농협생명·현대해상·동부화재가 각각 5,000억원, 흥국생명·하나생명·DGB생명이 150억~550억원 수준의 물량을 만들어냈다. 신종자본증권은 한화생명이 5,000억원을 찍은 것을 비롯해 흥국생명과 한화손보도 각각 350억원·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지난해 전체 자본확충 규모가 1조원도 되지 않았던 점과 비교하면 그만큼 보험사들의 사정이 급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자본확충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로드맵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 없인 오는 2020년까지 계속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RBC 비율이 이미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빨간불이 켜진 보험사들은 사정이 더욱 절박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업계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상기라는 점을 재차 인식시켜 줬다”며 “이에 따라 자본조달 비용을 의식하는 보험사들은 시장을 두드리는 시점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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