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중국산 반도체가 업계를 장악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산업 판도를 흔들어 놓은 중국의 과거 이력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중국의 최근 행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저가의 철강과 태양광 패널 등으로 세계 시장을 잠식해왔다. 이번 타깃은 모든 현대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다.
휴대폰과 ‘스마트’ 기기에서 인공위성, 신형 무기 시스템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은 반도체로 작동된다. 반도체 연간 판매액 3,400억 달러 중 절반이 인텔, 퀄컴, 애플 같은 미국 기술 대기업으로 흘러 들어간다. 하지만 이 반도체 산업도 곧 근간이 흔들릴듯하다.
지난 1월 미 정부 보고서는 ‘중국의 정책이 혁신을 저해하고, 미국 시장 내 비중을 잠식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주요 인프라에서 중국산 반도체 칩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가 안보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정책은 공산당 지도부의 10개년 계획이다. 중국 지도부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500억 달러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기업들은 이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을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매출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해외 기업들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국가 보조금을 받는 중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텔, 삼성, TSMC 같은 기업들은 현지 프로젝트와 합작 사업, 공장 설립을 위해 이미 수십 억 달러를 투자했다.
IDC 산업 애널리스트 마리오 모랄레스 Mario Morales는 단기적으론 이를 합리적인 투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 기업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Robert Hack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