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당초 계획했던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한시적이나마 아예 내리고 있다. 최근 들어 업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가격 인상, 대표이사의 성추행 등 잇따른 악재로 급격히 싸늘해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너시스BBQ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16일 당초 이달 말께로 계획했던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대표제품인 교촌오리지날(사진·1만5,000원) 등 전 메뉴의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대신 본사의 자구노력과 상생정책을 통해 가맹점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광고비부터 줄이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예산 대비 30% 줄이고 내년에는 30~50%까지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건비, 임대료 등 가맹점에 부담이 되는 부대비용들을 분석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계획이다.
아예 가격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업체들도 있다. bhc치킨은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주력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와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마리’를 1,000~1,5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조류독감(AI) 피해가 장기화하면 할인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할인된 금액은 모두 본사가 부담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호식 회장이 성추행 사건에 휘말린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치킨 두마리 세트메뉴를 2,000원, 한마리 및 부위별·단품메뉴는 1,000원씩 인하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 회사 측은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미약하나마 고객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치킨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최근 일련의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조낙붕 bhc 대표는 할인과 관련해 조낙붕 대표는 “최근 AI로 어려운 이 시점에 가격 인상과 인상가격을 가맹본부가 취하는 듯한 치킨업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지는 것에 심히 고민이 많았다”며 “진정성 있는 상생을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최근 치킨가격을 올린 BBQ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BBQ가 가격 인상분 중 500원을 본사의 광고비 분담을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