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총리인 헬무트 콜 전 총리가 별세했다.
16일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역사적, 상징적 정치인인 콜 전 총리가 루드비히스하펜 자택에서 작고하면서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8년부터 노환으로 쓰러져 휠체어에 의지하며 지낸 그는 2년 전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에서 장(腸)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등 위독한 고비를 넘겨왔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69년부터 1976년 구서독 라인란트팔츠주(州)총리를 지냈고, 1973∼1998년 기민당 당수를 역임한 그는 특히 1989년 11월 9일 냉전의 ‘괴물’이라고도 불린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고 나서 이듬해까지 조성된 이른바 통일 정국에서 ‘점진통일’ 대신 ‘조기통일’ 논리를 밀어붙여 1990년 10월의 독일 통일을 앞당긴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유럽 최강 리더십을 굳히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발탁한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구동독 신생정당 ‘민주출발(또는 민주약진)’의 대변인이던 메르켈을 발탁하여 1990년 통일이후 통독 초대 내각의 여성부 장관으로 기용한 데 이어 1994년에는 환경부 장관으로 내세움으로써 메르켈의 초고속 성장을 도운 바 있다.
한편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적 스승’ 내지는 ‘정치적 후견인’이라는 별칭이 따랐던 것은 물론이고 메르켈 총리는 ‘콜의 양녀(養女)’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