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폐막한 ‘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우리의 가장 큰 소득은 중국 재무장관과 11개월 만에 가진 양자회담이다. 특히 30분으로 예정된 회담 시간이 1시간가량 진행되고 자주 만나는 데 의견이 일치하면서 오는 10월 종료될 예정인 한중 통화 스와프가 연장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지난 17일 제주 AIIB 총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중 재무장관이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관심사항이 많았고 건설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양측은 앞으로 자주 보자고 덕담을 주고받아 양국의 재무장관이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외교 특성상 관계가 틀어진 국가와는 만남조차 갖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올해 3월과 4월 국제회의에서 우리 측의 제의를 피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이번에 두 재무장관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우리나라로서는 골칫거리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560억달러에 달하는 양국 간 통화 스와프 만기 연장이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또다시 얼굴을 마주친다. 이 때문에 양국의 통화 스와프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월10일이 만료일로 그냥 종료되면 한국이 맺고 있는 통화 스와프 총액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한편 지난해 1월 출범한 AIIB는 회원국이 1년 반 만에 80개국으로 늘었다. 57개국으로 출발해 행사 전까지 77개국이었지만 이번에 아르헨티나·통가·마다가스카르 등 3개국 가입이 승인됐다. AIIB는 신임 총회 의장으로 제이틀리 아룬 인도 재무장관을 선출해 내년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총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비회원국인 일본의 관심이 높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유력 언론사가 대거 참여했다. 이와 관련, 진리췬 AII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에도 AIIB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첫 국제무대 데뷔 자리였다. 인도와 싱가포르 등 각국 재무장관과 연쇄 면담하며 얼굴 알리기에 분주했다. /제주=이태규·김영필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