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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중간광고③] 흐름 끊는 안방극장, 꼼수가 끼어들다…‘시청자는 피곤해’

지상파가 유사중간광고(프리미엄CM, PCM)를 시행한지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요즘, 여전히 안방극장의 심기는 무척이나 불편하다.

2014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정기간행물 ‘지상파TV의 중간광고 도입 시 매체 간 광고비 변동에 관한 연구’에서는 중간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응답자의 75.2%는 “중간광고가 시청흐름을 단절시켜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준다”고 답변한 것이다.




사진=KBS사진=KBS


이 같은 설문조사를 잘 보여주듯 PCM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지상파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극의 흐름에 따라 몰입을 하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광고는 드라마에 대한 긴장도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는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같은 중간광고에 대해 “하루의 고단함을 드라마로 풀려는데, 중간광고가 나의 행복함을 앗아갔다.” “갑자기 등장하는 광고에 맥이 빠진다.” “누구를 위한 중간광고냐” 등과 같은 불만들이 잇따르고 있다.

시청자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중간광고는 시청자들에게 더 나아가 드라마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간광고로 계속 몰입이 깨져서 그냥 보지 않기로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이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 역할을 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재원 마련을 위해 꼼수와 같은 PCM을 시도한 것에 대한 지적도 존재한다. 외국의 지상파와 같이 중간광고를 도입하려고만 하지, 정작 이후 VOD를 일정기간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공공서비스는 전혀 제공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상업적인 논리만을 쫓는 움직임에, 지상파의 공적 역할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유사중간광고로 인한 또 다른 문제점들도 등장했다. PCM의 또 다른 큰 부작용은 1시간 분량이 2회로 나눠 방송을 하다 보니, 일부 드라마의 경우 이에 따른 VOD 이용 가격 또한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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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분 분량의 드라마를 반으로 쪼개 방송하는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이지만, VOD 이용고객 편의를 위하여 방송 2회분을 통합해 서비스하고 있다. 가격 또한 이전과 PCM을 적용하기 전 1회차 분량과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MBC와 KBS의 35분 분량의 각 회 차마다 VOD 서비스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을 시작으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 모두 70분짜리 미니시리즈 한편 요금의 1.5배를 내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시청자들은 “제작비를 위해 중간광고를 시도하는 것까지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후 제공되는 VOD는 전과 같은 비용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 1회 차 분량을 두 개로 나누는 꼼수에 이어 은근슬쩍 결제비용까지 올리는 건 그야말로 날강도”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상파의 중간광고와 관련해 끊임없는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은 중간광고와 같은 수익을 따지기에 앞서 방송사 내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소재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비지상파의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그동안 지상파들은 창의성 한정된 소재와 실험정신이 없는 콘텐츠, 소위 ‘대박’친 프로그램들 따라하기 등의 형태를 보이다보니 더 이상 새로운 재미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간광고 도입에 앞서 시청률 과잉경쟁과 관련된 지나친 제작비 상승 또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지상파가 CPM을 도입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와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시청자로 하여금 중간광고의 도입이 콘텐츠 품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 있어 전혀 설득을 하지 못하다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이 좋으면 시청자들의 리모콘은 저절로 돌아오게 돼 있다. 지상파의 반복된 콘텐츠 홍수 속에 더해진 ‘꼼수중간광고’에 시청자들은 마냥 피곤할 뿐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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