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SE★기획:중간광고①] 2부로 쪼개진 안방극장, 슬금슬금 ‘꼼수’를 꿈꾸다

#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 합니다’는 50부작이고,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는 40부작이다. 두 드라마의 회차 차이는 고작 10회 남짓. 하지만 ‘당신은 너무 합니다’와 달리 사람들은 ‘군주’를 가리켜 ‘미니시리즈’라고 칭한다. “도대체 왜?”

#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Mnet ‘슈퍼스타K’의 김성주의 탄생시킨 이 유행어는 오늘날, 방송 중 ‘중간광고’를 대표하는 문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채널 혹은 종합편성채널에서만 볼 법했던 “60초 후에 공개합니다”와 비슷한 문구는 슬금슬금 지상파 채널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현행 방송법상 ‘지상파의 중간광고’는 불법이다.




사진=MBC사진=MBC


◇ 중간광고인듯 중간광고 아닌 중간광고 같은, 지상파 ‘드라마 쪼개기’

엄밀하게 말해 아직까지는 지상파 프로그램에는 중간광고는 없다. 그저 유사 중간광고로 이해되는 프리미엄CM(PCM)이 도입됐을 뿐이다.

PCM은 1시간 이상 분량의 프로그램을 절반씩 쪼개 1·2부로 방송하고 그사이에 1분간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일 먼저 PCM을 도입한 지상파는 SBS였다. 지난해 12월 SBS는 ‘K팝스타6’을 기존 85~90분에서 105~110분으로 확대 편성하는 이를 1,2부로 나누면서 지상파에 사실상 PCM을 도입시켰다. ‘K팝스타6’로부터 시작된 PCM은 ‘런닝맨’으로 이어졌고, 이는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도 적용되기 시작됐다.

드라마에서 처음 PCM이 적용된 드라마는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이다. 앞서 언급한 40부작 ‘군주’가 미니시리즈로 분류되는 이유는 바로 PCM에 있었다. 과거 약 70분에 달했던 드라마 1회 분량을 35분으로 쪼개 1, 2회로 내보낸 것이다. 물론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사이, 1분가량의 유사 중간광고가 붙게 된다. 즉 총 회차는 40부작이지만, 과거 20부작과 분량은 같은 셈이다.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 이후 새롭게 시작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과 SBS ‘엽기적인 그녀’ 역시 PCM이 적용된 상황이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 또한 최근부터 PCM 도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으로 PCM을 적용한 KBS는 이후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해피투게더3’ 등의 프로그램에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드라마를 쪼개가며 1분 남짓의 광고를 도입하는 ‘꼼수 중간광고’ PCM이 지상파에서 계속 도입되는 이유는, 1부와 2부가 분리 편성된 만큼 명목상 엄연한 일반광고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현행방송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중간광고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PCM과 관련된 규정도 없으며, 방송사가 한 프로그램을 연속 편성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도 없다. 이 같은 말은 현재까지는 한 프로그램 당 하나의 PCM만 적용된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규정이 없는 관계로, 만약 70분 분량을 3회 이상으로 나누게 된다면, 추가적인 PCM도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방통위, 유사중간광고에 ‘가이드라인’ 제작 마련에 들어갔지만…



사진=‘군주’ 캡처사진=‘군주’ 캡처


아무리 현행 방송법상 문제없다고 해도, PCM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변형된 중간광고인 만큼, 이는 광고재정 확보를 위한 ‘지상파의 꼼수’라는 시각과 더불어, 중간광고를 금지한 방송법의 입법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PCM과 관련해 불만섞인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달 23일 지상파 방송사의 유사 중간광고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현재 방통위는 PCM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쪼개기 편성’과 관련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PCM에서 지켜야 할 기본 조건들과 시청 흐름 방해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사업자들에게 주고 모니터링하면서 자율 시정을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요구한 곳이 PCM을 사용 중인 지상파 방송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 일었던 지상파에서 PCM와 관련해 과연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리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