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김정은 정권이 살해" 들끓는 美... 대북 추가 제재 목소리 높아져

'웜비어 사망' 최악 치닫는 북미관계

미·중 대화서 최우선의제로

북한 여행금지에도 힘 실려

북한에 억류됐다가 ‘코마’ 상태로 귀환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대북제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1일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도 중국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압박의 고삐를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과 CNN 등 미 주요 매체들은 19일(현지시간) 귀국 엿새 만에 웜비어가 사망한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미국 사회에 북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고문과 학대를 겪은 웜비어가 사실상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분노가 고조되면서 트럼프 정권의 대북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CNN은 “우리는 돌아온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조차 없었다”고 애도하며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어떤 조치를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북한에 대한 미국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날 “북한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웜비어 사망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국무부는 당장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중국이 (제재를)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이번 대화에서 “이 부분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무부와 적극 대화하면서 대북 경제·외교 압박 기조를 지원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웜비어의 사망이 의회 또는 정부에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을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공화·민주 의원들이 이미 의회에 북한여행 금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처럼 북미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앞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특보는 정부에서 월급을 받지 않고 조언만 한다. 정부의 생각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협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주고받는 것”이라며 거듭 북측과의 협상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문 특보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