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이제 나무랑 꽃을 볼 수 있는 공원으로 바뀌어서 대단히 만족합니다.”
20일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내 ‘일원에코파크’에 산책을 나온 주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노인부터 손을 잡고 구경에 나선 20대 커플까지 일원에코파크를 거닐며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공원에 들어서자 푸른 나무와 함께 꽃이 심어진 넓은 잔디밭이 한눈에 들어왔다. 공원 곳곳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오두막과 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 등 편의시설도 설치돼 있었다.
주민 대부분은 19일 개장한 일원에코파크를 반겼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큰 근심거리였던 심한 악취가 꽃과 나무 등 향기로운 풀 내음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개장 소식을 듣고 인근 아파트에서 산책을 나왔다는 문규진(57)씨는 “예전에 장마철만 되면 악취가 심해 창문을 모두 닫아놓았다”며 “이제는 이곳에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어 종종 산책하러 올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은 인근 주민 장이슬(35)씨는 “개장 전에는 괜찮을까 걱정도 됐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깔끔하고 예쁘게 잘 꾸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피시설로 인식된 탄천물재생센터가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하자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원에코파크 근처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문영우(78)씨는 “이곳은 혐오시설인 하수처리장이 있어 일원동 일대에서 집값이 상승하지 않는 곳이었다”며 “공원으로 바뀌었으니 크게는 아니어도 지금보다 10% 정도 집값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지영자(77)씨도 “예전에 악취가 심할 때보다 찾는 사람이 많을 것이니 장사가 잘 될 것 아니냐”며 웃었다.
반면 근처의 다른 공원과 차별화되는 편의시설이 부족해 실망하는 주민도 있었다. 강기혁(56)씨는 “온실에 있는 식물원이나 족구장은 특정 연령대만 즐길 수 있는 시설이라 아쉽다”며 “주변에 비슷한 시설을 갖춘 공원이 상당히 많아 굳이 이곳까지 다시 발걸음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원에코파크는 1~4단계에 걸친 탄천물재생센터 공원화 사업의 마지막 단계 결과물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예산 359억원을 들여 3만3,978㎡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복개해 공원으로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