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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마이클 베이 10년 로봇史의 집약체

국내에서만 총 2,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압도적 인기를 자랑해온 ‘트랜스포머’(감독 마이클 베이)가 10년 로봇 역사를 집약한 최후의 페이지를 완성했다. 전작에서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고 살려야 할 부분에는 제대로 힘을 줬다. 다소 비어있는 듯했던 세계관은 고전을 끌어와 촘촘하게 메웠고 최첨단 영상 기술로 로봇 액션에 날개를 달았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트랜스포머들의 고향 행성 사이버트론을 되살리기 위해 지구에 있는 고대 유물을 찾아 나선 옵티머스 프라임과 인간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그렸다. 2007년 개봉한 ‘트랜스포머’를 시작으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트랜스포머3’(2011),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에 이어 어느덧 5번째 시리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서 다소 엉성한 스토리로 혹평을 받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스토리와 캐릭터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12명의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진이 의기투합한 만큼, 서양 고전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을 접목한 세계관의 확장이 눈에 띈다. 오래 전부터 외계인들이 지구인에 존재했다는 설정으로 자체적 세계관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것.

1편부터 이야기의 중심을 담당했던 유물 또한 새로 만들어졌다. 1편 올스파크, 2편 지도자의 매트릭스, 3편 스페이스 브릿지, 4편 시드에 이어 5편에서는 아서왕의 전설을 기반으로 한 지팡이가 등장한다. 역시나 새롭게 등장한 ‘무엇’을 다룰 수 있는 유물인 만큼 이를 둘러싼 로봇 및 인간들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감독이 전작보다 스토리에 공을 들이기는 했지만 사실 ‘트랜스포머’ 팬들이 시리즈를 기대하는 것에는 화려한 영상미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에서는 시리즈 사상 최고액인 3천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다. 심해에서 우주까지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액션을 펼치며 여름 극장가를 휘어잡겠다는 속셈을 대놓고 드러냈다.

이 같은 연출의 의도는 화려한 볼거리에서 증명된다. 영국의 대표적인 유적지 스톤헨지, 윈스턴 처칠이 머물렀던 블레넘 궁전, 최초로 촬영이 허가된 다우닝 스트리트를 비롯해 미국의 디트로이트, 애리조나, 아프리카 대륙의 나미비아 등 그야말로 역대급 로케이션이 이뤄졌다. ‘볼거리’ 하나 만큼은 끝내 주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완결판이다.


영상미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IMAX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무늬만 IMAX가 아닌 진짜 IMAX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 전체의 98%를 IMAX 3D 카메라로 촬영한 것. 2시간 30분에 육박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러닝 타임은 실감 나는 영상에 의해 어느 정도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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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이어져오는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범블비와 옵티머스 프라임이 등장해 반가움을 안긴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은 고향 행성의 재건을 위해 오랜 동료인 범블비와 대립하는 만큼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모했다. 1편부터 목소리를 드러내지 못했던 범블비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되는 과정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서사와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이다.

새 시리즈에 맞게 새 캐릭터도 등장한다. 핫로드, 코그맨, 스퀵스는 각각의 개성으로 오토봇의 매력을 더한다. 특히 영국 폴먼 가문을 대대로 모셔온 코그맨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C3P0 느낌을 주는 동시에 유머러스함까지 담당한다. 스퀵스는 자동차가 아닌 이탈리아 스쿠터를 모체로 한 앙증맞고 귀여운 로봇으로 어린 관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전망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로봇 만큼이나 ‘열일’하는 인간들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이어 마크 월버그가 주연 케이드 예거 역을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여기에 ‘양들의 침묵’, ‘토르’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친 안소니 홉킨스는 과거부터 이어진 트랜스포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에드먼트 버튼 역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더한다.

안소니 홉킨스 외에도 신선한 얼굴은 또 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최초 아역 주인공이 된 이사벨라 모너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당찬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로라 하드독은 마크 월버그와 함께 선택받은 사람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한다.

어느덧 10년을 이어온 ‘트랜스포머’ 시리즈다. 누군가는 1편이 최고였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새 시리즈마다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고 평하기도 한다. 어찌됐든, 이번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마지막으로 메가폰을 잡는 작품이다. 10년 트랜스포머史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오늘(21일) 개봉.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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