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한국연구재단, 창립 40돌 학술 포럼]"국가 R&D 총괄 기구 필수적"

"4차 혁명 '기술 융복합' 중요

공공연구기관별 총액예산제로

자율성 부여·기관장 책임 강화"

인재육성 패러다임 전환 조언도

조무제(앞줄 왼쪽 여섯번째)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등 전현직 임원들이 21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조무제(앞줄 왼쪽 여섯번째)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등 전현직 임원들이 21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1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1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기존에 부처별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는 중장기 연구개발 방식은 선진 기술을 따라가는 ‘캐치업(Catch-up)’ 단계에서는 적합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융복합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옷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중장기 안목을 가지고 국가 차원의 연구 과제를 상시 발굴하고 기획, 실행할 전담 기구인 ‘국가전략기술기획센터(가칭)’가 필수적입니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중심을 잡고 과학기술 전략을 끌고 갈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목표지향적인 연구개발사업( Top-down)과 창의적 기초연구개발사업(Bottom-up)으로 단순화하는 한편 공공연구기관별로 총액예산제를 시행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기관장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연구재단 창립 40돌을 맞이해 21일 대전청사에서 열린 ‘한국연구재단:도전 40년, 미래 40년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학술포럼에서 권 회장을 비롯해 발표자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파괴적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존의 연구개발(R&D) 방식으로는 미래 사회를 담보할 수 없다며 패러다임의 대혁신을 주문했다.


기조 발표자로 나선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국가 R&D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업계 지형을 재편할 ‘게임체인저’가 될 신제품이나 서비스만큼은 실패를 용인하고, 더 나아가 실패에 따른 자원 낭비를 보존해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R&D 단계에서 한국형 수석과학관실(OCS)과 기술배심원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미래 사회의 인재는 창조성과 협력 정신을 두루 갖춘 ‘협력하는 괴짜’가 될 것”이라며 “미래사회의 교육은 지식 습득이 아닌 학습능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인재는 창의력을 갖추고, 융합적 태도를 지니며,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 공공적 가치를 추구하고, 기업가 정신을 추구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관련기사



권 회장은 “R&D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가장 중요한 기획의 경우 기존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꾸고 개방형 네트워크를 활용한 PD(program Director) 중심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평가는 공정성, 형평성 중심에서 전문성, 책임성 중심으로 실시하고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해 궁극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소통과 융합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형 인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통섭(convergence)의 역량’”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미래 인재를 가르칠 사람을 기르는 일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모태는 지난 1977년 문을 연 한국과학재단이다. 지난 2009년 한국과학재단이 한국학술진흥재단과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을 통합해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1977년 설립 당시 직원 4명에 기금 3억 원에 불과했던 조직은 약 500여명의 직원과 연간 4조 8,000억의 연구비를 운영하는 연구지원 전문기관으로 거듭났다.

포럼에 앞서 역대 기관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조무제 이사장은 “미래를 향한 글로벌 국립연구재단(NRF)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재단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 선도형 R&D 지원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과감히 바꿔나가야 한다”며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단순 구분하는 게 아니라 발견(Discovery)와 발명(Invention)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R&D를 추진하는 방식과 인식 등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프랜스 코르도바 미국국립과학재단 이사장, 양웨이 중국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 이사장, 안자이 유이치로 일본학술진흥회 이사장, 페터 슈트로슈나이더 독일연구협회 회장 등 9개 주요 선진국의 국가 연구개발 기관장이 영상 서신으로 축하의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양사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