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태원, 경영권 인수 아닌 협업 카드 '윈윈전략' 통했다

[SK 참여 韓·美·日 연합, 도시바 우협 선정]

협업 제안, 인수 불씨 살려

막판 美·日 컨소시엄 합류

실리 추구 최태원 빛 발해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의 ‘윈윈 전략’이 통했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21일 도시바 인수 우선협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선정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SK하이닉스가 우선협상자 컨소시엄에 막판 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내린 평가다.


실제 인수전 초기 어떤 형태로든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우선협상자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2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자금을 필요로 하는데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자로서 기술 유출 우려가 크고 각국 정부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피해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화권만큼은 아니었지만 일본 내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견제도 상당했다. SK그룹 내부에서도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 회의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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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도 좋지 않았다. 도시바 인수전 초기 최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출국금지 상태였다. 그러는 사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주목한 것은 도시바 경영권 인수가 아니라 낸드플래시 종주국 일본, 그 상징과 같은 기업인 도시바와의 협업이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SK의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일본을 찾은 최 회장은 다각도로 도시바와의 협업 모델을 구상했다. 베인캐피털과 최초 구성한 컨소시엄도 일본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방식이었다. 인수전 막판 가장 많은 인수액을 써낸 브로드컴 연합이 유력해진 가운데 SK의 ‘마지막 카드’가 나왔다. 일본 정책자본 등이 주력인 ‘미일 컨소시엄’에 전격 합류한 것. 배타적인 일본 정서를 극복하면서 실리를 추구한 최 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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