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집값 급등은 공급 부족 아닌 투기 세력 때문”

서민주거 안정 중점 정책과제로

청년, 신혼부부 지원 확대 강조

계약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제도 도입 필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이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투기세력을 잡고 서민주거 안정을 중점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이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투기세력을 잡고 서민주거 안정을 중점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최근 집값 급등은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닌 투기 세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대강당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아직도 이번 과열 양상의 원인을 공급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다르다”며 최근 집값 급등은 투기 세력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며, 돈을 위해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도록 주택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며 “이번 대책은 그러한 분들에게 보내는 1차 메시지이며,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택 시장이 과열됐던 작년과 올해 5월 주택거래 현황을 비교했다. 김 장관은 “올해 5월 무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전년 동월 대비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주택자도 마찬가지”라며 “반면 5주택 이상 보유자가 강남 4구에서 무려 53퍼센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성동·은평· 마포구에서도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주택 거래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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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주택거래량 비교를 통해서도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세력에 따른 과열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강남 4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거래량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세대가 놀랍게도 바로 29세 이하”라며 “40~50대가 14퍼센트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60~70대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이 29세 이하는 54퍼센트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보였으며, 개발여건이 양호하고 투자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유독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는 것은 편법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주택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국토부 장관으로서 서민 주거 안정을 중점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무엇보다 서민 주거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하며,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주거 사다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을 확장한 공적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강화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며,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는 우리 사회의 주축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월세 폭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제 더 이상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제도 도입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권리에 균형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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