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 단백질이나 신호전달 단백질, 효소 등 많은 단백질은 자신들끼리 서로 군집을 이룰 때 제 기능이 활성화된다.
그 동안 화학물질을 이용해 단백질 군집 형성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왔으나 부작용과 시간적 제약 등 한계가 있었다. 광유전학 분야 연구자들은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빛을 이용해 단백질 군집을 형성하고자 식물의 청색광 수용 단백질인 크립토크롬2를 활용해왔다.
국내 연구진이 크립토크롬2의 일부 구조를 변형해 기존 광유전학 기술보다 단백질 군집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허원도 인지 및 사회성 연구팀(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이 청색광 수용 단백질인 크립토크롬2를 변형한 크립토크롬2 클러스트를 개발, 기존에 비해 약 10배 더 빠른 반응속도로 단백질 군집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크립토크롬2의 단백질 사슬 C 말단에 매우 짧은 펩티드를 부착하자, 일반 크립토크롬2보다 빛에 10배 이상 더 빠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관찰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기존 기술과 차별화하기 위해 크립토크롬2클러스트라고 이름 붙였다.
크립토크롬2클러스트를 사용하면, 빛으로 세포막의 칼슘 이온 채널을 훨씬 빠르게 끄고 켜거나, 신경세포의 분화를 더욱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실험진은 크립토크롬2클러스트을 이용해 빛으로 단백질의 활성을 훨씬 효율적으로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허원도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광유전학 분야의 실험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 그룹이 발간하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현지 시간으로 23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