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인터뷰]‘팬텀싱어’ 권서경, 마음고생 했지만...“믿고 기다려주는 팬들 덕분에 이겨내”

권서경, ‘밀알콘서트’무대에서 재능 기부 공연 펼쳐

JTBC ‘팬텀싱어’ 베이스바리톤 권서경이 지난 23일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과 세종대학교(총장 신구)가 공동주최한 ‘제14회 밀알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권서경은 이탈리아 가곡 ‘Non ti scordar di me(나를 잊지 말아요)’솔로곡에 이어 성악과 선배 김순영과 함께 ‘All I Ask of You’의 듀엣곡을 통해 3천여 명의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했다.

국내 최대 장애인-비장애인 통합음악회 ‘제14회 밀알콘서트’은 예능인 주영훈, 베이스바리톤 권서경, 소프라노 김순영, 오보이스트 조정현 등의 재능기부로 화제가 됐다.


23일 세종대학교 내에서 만난 권서경은 “제가 가진 달란트인 목소리를 좋은 일에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뜻 깊은 무대에 서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악가 권서경 /사진=조은정 기자성악가 권서경 /사진=조은정 기자


이번 ‘밀알 콘서트’ 출연은 권서경씨의 팬이기도 한 세종대학교 윤경희 연출님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권서경은 “좋은 일을 하면서, 그동안 제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줄 수 있어 감사 할 뿐이다”며 묵묵히 응원을 보내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돌렸다.

“교수님께서 절 이번 콘서트에 추천을 해주셨다는 건 뒤늦게 들었습니다. 콘서트 제안이 오자마자, 바로 ‘오케이’ 했어요. 좋은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주의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목소리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사실 그게 언제 올까? 내심 기다리고 있었어요. 내 목소리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을지 살짝 두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이런 기회가 와서 감사하고 명예롭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어 “굳이 비장애인, 장애인으로 나누는 걸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제일 편견 없이 접할 수 있는 게 문화지 않나.”라며 여타의 콘서트와는 다른 잣대로만 보지는 않기를 원했다.

그가 이번 콘서트 무대에서 선정한 곡은 ‘Non ti scordar di me(나를 잊지 말아요)’이다. 이 곡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사회에서 소외되신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이니만큼 “이 분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 한가지는 권서경과 팬분들의 마음이 한 자리에 모인 “이 날을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가 담겼다. 선하고 좋은 마음은 제대로 통했다. 2회차 공연 표가 빠르게 팔려나간 것은 물론 역대 밀알콘서트 중 가장 문의가 많이 온 공연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저도 이런 사실을 예상 하지 못했어요. 밀알 재단을 오랜 시간 응원하시던 분들의 사랑에 감사해요. 또 제 팬분들의 사랑으로 매진 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팬 분들이 제 이름으로 기부도 해주시고 좋은 일에 동참해주셔서 개인적으로도 자랑스러워요. 익명으로 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너무 근사한 것 같아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도 영광스러운 마음이 커요.”

/사진=밀알콘서트/사진=밀알콘서트


/사진=밀알콘서트/사진=밀알콘서트


/사진=밀알콘서트/사진=밀알콘서트


권서경의 콘서트 무대는 지난 ‘팬텀싱어’ 서울 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권서경은 ‘일신상의 이유’로 부산, 대구, 인천등 지방 ‘팬텀싱어’ 콘서트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전해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콘서트 불참을 공표하자,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간 상태. 이후 그의 소속사 스톰프 뮤직 측이 지난 5월, “권서경씨가 전국투어에 불참하게 된 공식적인 사유는 현재 권서경씨의 신분이 사회복무요원이기 때문입니다. 팬텀싱어 방송출연과 서울 공연의 경우 권서경씨의 개인사로 인해 발급되었던 겸직허가서가 유효했을 당시 관계기관의 협의에 의해서 출연을 결정하였으나 국가권익위원회에서 이제 더 이상 순수문화예술인으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병무청의 권고를 통해 겸직허가서의 시효가 소멸되었으며, 이후 세부 일정등이 확정된 지방공연까지는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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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경씨 또한 스톰프 측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떠한 말로도 죄송스러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없지만 이러한 상황이기에 하나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2018년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평생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던 여러분들 너무나도 고맙습니다.”고 그 누구보다 답답하고 미안했던 마음을 전했다.

현재 충실히 사회 복무중인 권서경은 국가권익위원회의 합의 하에 외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공식 입장 역시 마음대로 발표 할 수 없어 그 쪽의 입장 정리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 동안 안티팬들도 생겼고, 추측성 소문도 무성했다. 그는 믿고 기다려주는 팬분들이 있어 힘든 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성악가 권서경 /사진=조은정 기자성악가 권서경 /사진=조은정 기자


“그 어떤 행동도 취하면 안 되니까 전 가만히 있어야 했어요. ‘대중 들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무슨 환경적인 요인이 있느냐’라고 컴플레인 가지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물론 그 부분도 다 제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거기에 보답을 못 해드리고 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팬분들이 이해를 해주시면서 ‘아프지만 마라‘고 해주시니 눈물이 났어요.”

기자가 권서경씨의 오페라 무대를 처음 본 건 5년 전이다. 20대 중반의 풋풋한 청년이었던 권서경은 이제 성숙한 30대의 길목에 들어섰다. ‘팬텀싱어’를 통해 발굴한 보석이라고 그를 치켜세우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성악가란 점에서 5년 전의 권서경과 지금의 권서경은 다를 바 없다. 그는 그저 이런 많은 사랑이 “고맙다”고 답했다.

“‘팬텀싱어’ 방송이 끝났는데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세요. 그 원인을 찾으라고 하면 모르겠어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점은 전 매 무대에서 진솔하게 노래했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요. 그런 진실한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와 닿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국내외 꾸준한 공연활동 중인 그는 정통성악과 크로스오버를 넘나들며 앞으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성악을 기반으로 둔 클래식, 팝페라 쪽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정통 오페라 쪽보다 팝페라에 중심을 두는 건 아닙니다. 제 뿌리가 오페라이기 때문에 오페라에 대한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사회복무요원)다 끝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할 계획도 있어요. 아직 몇 년 뒤가 될지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으로 잡힌 건 없지만, 그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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