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조합과 중국계 자본의 컨소시엄이 참여한 삼부토건 매각이 막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부토건의 매각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DST로봇컨소시엄은 지난 20일이 시한인 이행보증금 납부를 오는 27일까지로 미뤘다. 삼부토건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협상 대상자가 매매가액의 5%인 약 5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매각 과정에 관여한 관계자는 “DST로봇 측에서 자금 부족이 아닌 다른 사유를 들어 연기를 요청해 수용됐다”고 말했으나 업계에서는 DST로봇의 현금성 자산이 103억원에 불과하고 컨소시엄 참여 주체의 자금 여력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추진된 삼부토건 매각도 우선협상 대상자까지 선정됐으나 자금 조달에 실패해 최종 무산됐다.
컨소시엄에 속한 대덕뉴비즈1호조합은 자산총액이 100억원인 투자조합으로 일반 기업처럼 재무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IB 업계에서는 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정보를 흘려 시세를 띄운 뒤 단기간에 지분을 파는 ‘먹튀’ 사례가 많아 투자조합을 적합한 인수자로 보지 않는다.
중국계 자본의 참여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삼부토건 인수에는 계열사를 통해 DST로봇을 지배하는 휴대폰 유통기업인 디신퉁그룹, 이들과 투자 협력 관계에 있는 리드드래곤유한공사가 포함됐다. 홍콩 상장사인 디신퉁그룹은 중국에 3,200개의 매장과 1만5,000명의 직원을 가진 휴대폰 유통 전문 기업이다. 2015년 158억위안(약 2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조합이 경영보다는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린 뒤 차익만 거두고 회사를 부실하게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중국계 기업도 일반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어서 먹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인 무궁화신탁은 부동산신탁 업계에서도 자본이 작은 편인 106억원 규모다.
DST컨소시엄은 안진회계법인과 자문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법무법인 광장으로 교체한 점도 변수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까지 삼부토건 매각 주간을 담당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삼부토건의 내부 상황을 잘 안다는 이유로 자문을 맡았다.
삼부토건 노조에서 지분 인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난제다. 삼부토건 노조는 경영 의지와 능력이 있는 인수자에게 기업을 맡겨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신일유토빌건설도 노조가 인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최종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