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은 채 출발했다. 사드 배치 문제와 한미FTA 재협상 등 여러 의제가 다뤄질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있어 당분간 외환시장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3전 내린 1,134원5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강달러 국면이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올리고 보유자산 감축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연준이 매파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두 달 만에 1,140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 말부터 미 연준의 일부 인사들이 물가지표 부진에 주목하며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달러화 강세가 꺾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나온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도 부진했다. 결국 밤 사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267로 0.3%가량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사드와 북핵 문제, 최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확대된 미-북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안보 관련 의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걸고 어떤 의제를 들고 나올지도 관심사다. 대내외적으로 별다른 큰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외환시장은 당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우세할 전망이다.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72전 내린 1,019원87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주말 유럽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엔화는 유로화와 주요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