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고소작업대 임대업' 중기 적합업종 지정]"동네 공사장까지 뺏길뻔"...중소업체 '안도'

AJ·IS동서·롯데 점유율 34%

적합업종 지정으로 확장 제동

생존위기 몰렸던 400여 업체

최소한의 일감 확보 가능해져

고소작업대 임대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됨에 따라 중소업체들은 동네 공사 현장까지 송두리째 뺏기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서는 일단 벗어났다. 고소작업대 시장은 대형공사와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의 잇단 증설로 AJ네트웍스·한국렌탈(IS동서 자회사)·롯데렌탈 등 대형 3사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 34%까지 치솟으면서 중소업체를 위협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기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관련 중소업체들은 한 숨을 돌리게 됐지만 장기적으로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려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소작업대는 2003년 3,000여대에서 2016년 4만5,000여대로 급격히 커졌다. 과거 건설현장에서는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쇠파이프 등으로 임시 지지대를 만들어야 했다. 설치·해체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낙상 사고도 빈번했다. 하지만 고소작업대의 등장으로 서너명이 해야할 일은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됐고 안전도 확보됐다. 이런 장점에 최근 활발한 시설 투자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고소작업대 임대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로 400여개 중소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에 뛰어 들면서 중소업체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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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소작업대 임대는 주로 중소기업 몫이었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미국에서 7년 이상 쓰고 중고시장에 나온 대당 500만원 안팎(소형기준)의 장비를 들여와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AJ네트웍스가 이 분야에 진출하고, IS동서(한국렌탈)와 롯데렌탈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했다. 대형사들은 자본력을 토대로 1,200만~1,300만원 짜리 고가의 최신 장비를 앞세웠고, AJ네트웍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1%에서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2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한국렌탈과 롯데렌탈의 점유율은 각각 8%, 4%로 대형 3개사를 합치면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중소업체들은 대형업체들이 동네 아파트나 주택 건설 현장까지 잠식하는 것을 경계한다. 한 중소 고소작업대 임대업체 대표는 “반도체·LCD 단지에는 대형사들의 값비싼 최신 장비가 들어갈 수 밖에 없지만 동네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중소업체 장비를 써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적합업종 지정으로 최소한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소작업대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대형사의 시장 확대 속도는 더디겠지만 중소업체들도 좋은 장비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강화해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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