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소작업대는 2003년 3,000여대에서 2016년 4만5,000여대로 급격히 커졌다. 과거 건설현장에서는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쇠파이프 등으로 임시 지지대를 만들어야 했다. 설치·해체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낙상 사고도 빈번했다. 하지만 고소작업대의 등장으로 서너명이 해야할 일은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됐고 안전도 확보됐다. 이런 장점에 최근 활발한 시설 투자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고소작업대 임대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로 400여개 중소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에 뛰어 들면서 중소업체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소작업대 임대는 주로 중소기업 몫이었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미국에서 7년 이상 쓰고 중고시장에 나온 대당 500만원 안팎(소형기준)의 장비를 들여와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AJ네트웍스가 이 분야에 진출하고, IS동서(한국렌탈)와 롯데렌탈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했다. 대형사들은 자본력을 토대로 1,200만~1,300만원 짜리 고가의 최신 장비를 앞세웠고, AJ네트웍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1%에서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2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한국렌탈과 롯데렌탈의 점유율은 각각 8%, 4%로 대형 3개사를 합치면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중소업체들은 대형업체들이 동네 아파트나 주택 건설 현장까지 잠식하는 것을 경계한다. 한 중소 고소작업대 임대업체 대표는 “반도체·LCD 단지에는 대형사들의 값비싼 최신 장비가 들어갈 수 밖에 없지만 동네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중소업체 장비를 써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적합업종 지정으로 최소한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소작업대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대형사의 시장 확대 속도는 더디겠지만 중소업체들도 좋은 장비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강화해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