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생계 가격 39% 곤두박질…닭의 눈물

AI에 치킨값 인상 논란…닭고기 소비 20% 뚝

공급량은 15% 늘어 회복세…재고 쌓여가

수급 불균형 가속화, 결국 가격 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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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유통시장이 심상치 않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치킨 가격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닭고기 소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재고 물량이 쌓여가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공급 물량도 늘면서 닭 가격도 월초 대비 40%가량 하락했다.

27일 관련 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치킨 값 인상 논란이 본격화된 이달 들어 닭고기 소비량이 예년에 비해 18~2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양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닭고기 소비 증가폭이 6월 초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라며 “자체적으로 파악하기로는 예년에 비해 18~2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는 치킨 가격 인상을 둘러싼 파동에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 추문 등 치킨 업계 안팎의 마찰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치킨 값 인상 파동은 연초 AI 파동으로 닭 공급 자체가 급감하면서 줄어들었다가 회복하던 닭 소비량에 치명타를 안겼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지켜본 소비자들이 아예 치킨을 안 먹고 다른 먹거리를 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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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줄었는데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매월 공개하는 도축실적 통계를 보면 지난달 도계된 닭은 전월 대비 15.4% 늘어난 7,739만1,000마리다. 올 1월의 6,887만마리에 비하면 1,000만마리 가까이 물량이 늘었다. 연초 AI의 영향으로 닭은 물론 병아리 공급량까지 급감했던 것이 회복되는 국면이라 상대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대형 육계 업체 관계자는 “6월에도 도계 물량은 늘어나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히 재고도 늘고 있다. 이 관계자는 “AI 여파로 닭부터 병아리까지 씨가 말랐던 상황에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과정”이라면서도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6월은 닭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7~8월 삼복더위를 앞두고 6월에는 상대적으로 소비하는 물량이 적다. 하지만 소비 감소폭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의 생계시세를 보면 치킨·삼계탕 등 수요가 많은 생계 소형의 가격은 27일 현재 ㎏당 1,690원으로 월초 대비 39%나 내려갔다. 지난 21일에는 1,49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당 2,500원을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것과 완전히 딴판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사료 등 비용을 따진 생산원가를 감안하면 생계 가격이 ㎏당 1,600~1,700원대는 돼야 하는데 현재 닭고기 가격은 생산비 이하로 떨어진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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