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내전으로 치닫는 베네수엘라

'헬기로 대법원 공습' 계기 반정부 시위대 반군화 가능성

시민들의 항거를 촉구하는 온라인 영상/인스타그램 캡처시민들의 항거를 촉구하는 온라인 영상/인스타그램 캡처




반정부시위가 지속되는 베네수엘라에서 27일(현지시간) 탈취된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대법원을 공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시위대가 반군화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기 시작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경찰 헬기 한 대가 나타나 사격을 가한 뒤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지만 불발됐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헬기 공습을 반정부시위대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즉각 전군방어 체제를 명령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장관은 이날 사건을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공화국에 봉기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총성은 15차례가량 계속됐으며 대법원을 비롯한 내무·법무부에도 수류탄 총 4발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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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후 온라인에서는 반정부 구호가 적힌 푸른색 경찰 헬기가 시내를 선회한 뒤 연이어 폭발 소리가 나는 장면과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마두로의 폭압에 항거하라고 종용하는 영상 등이 나돌았다. 오스카 페레스라고 신원을 밝힌 남성은 “우리는 군인과 경찰·시민의 연합으로 정치성향이나 소속정당이 없는 민족주의자이자 애국자”라면서 “공권력이 아니라 폭정에 항의하기 위해 일어섰다”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반정부시위가 쿠데타나 시위대의 반군화로 비화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3월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가 발발해 70명 이상이 숨지는 등 혼돈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시위대와 진압경찰의 충돌이 발생해  최루가스가 자욱히 퍼지고 있다./카라카스=AFP연합뉴스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시위대와 진압경찰의 충돌이 발생해 최루가스가 자욱히 퍼지고 있다./카라카스=AFP연합뉴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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