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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바이오 벤처-<12>루닛] "AI로 X레이 읽어 폐암·유방암 진단율 높일 것"

백승욱 루닛 대표백승욱 루닛 대표




백승욱(오른쪽 세번째) 루닛 대표가 지난해 국제 영상의학회인 ‘북미영상의학회(RSNA Annual Meeting)’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영상 진단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백승욱(오른쪽 세번째) 루닛 대표가 지난해 국제 영상의학회인 ‘북미영상의학회(RSNA Annual Meeting)’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영상 진단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


폐암 환자 100명 중 X레이 촬영으로 폐암을 진단받을 수 있는 확률은 73.5%다. 컴퓨터단층촬영(CT) 단계에서 그 비율은 93.8%로 20%포인트나 높아진다. X레이 진단에서는 의사가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27%에 달한다는 얘기다. 루닛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X레이 단계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있다.


백승욱(사진) 루닛 대표는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X레이는 CT보다 방사선 노출이 적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X레이 촬영만으로 CT만큼 암을 진단하지 못한다”며 “사람이 한계를 보이는 단계에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AI SW를 개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폐암과 유방암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 여성의 경우 치밀유방을 가진 비율이 높아 X레이 촬영만으로 유방암을 진단하기 어렵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유방암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 중 4,638명이 유방암 확진을 받았다. 유방암 의심 판정을 받은 사람 중 확진 진단을 받은 1,765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로 그만큼 유방암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낮은 진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X레이 촬영과 함께 초음파 검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루닛은 X레이 촬영만으로 사람이 판독하기 어려운 영상을 분석해 질환의 진단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백 대표가 처음부터 의료 분야 AI SW 개발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2013년 회사를 설립했을 때는 패션 분야의 이미지 인식 시장을 겨냥했다. 입고 있는 옷을 사진으로 찍으면 비슷한 제품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패션 분야에서 AI가 사람의 눈만큼 정확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사람이 잘하는 것 말고 사람이 어려워하는 분야로 방향을 돌린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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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의료 분야로 바꾸면서 내부의 반발이 적지 않았고 의료 분야 전문인력도 없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직원들을 설득해가면서 의학 분야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하면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루닛의 질병 진단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가 주최한 유방암 종양 확산 스코어 자동 판독 알고리즘 대회에서 IBM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여세를 몰아 케이큐브벤처스·소프트뱅크벤처스·인터베스트·미래에셋벤처투자 등 벤처캐피털(VC)로부터 5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백 대표는 “우리나라는 건강검진 항목에 X레이 촬영이 있어 관련 데이터가 미국보다도 많다”며 “의료영상 진단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루닛은 중장기적으로 폐암과 유방암 분야에서 전문의 수준의 진단 능력을 갖추겠다는 포부다. 그 첫 단추로 올 하반기 폐암 진단 X레이형 SW를 상용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유방암 장비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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